반도체 전일 너무 올랐나… 삼전, 하이닉스 급등 뒤 숨고르기

엄습하는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공포…"내년 상반기까지 박스권" 전망도

 

미 현지시간 22일 재임에 성공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제공=연합뉴스)
미 현지시간 22일 재임에 성공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제공=연합뉴스)

현지시간 22일 제롬파월 연준 의장의 연임이 태평양을 건너 코스피를 3000 아래로 잡아내렸다. 전일 하루 기세를 올렸던 대표 반도체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급등 이후 여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늘어나는 코로나19 위중증 환자수가 공포감을 키우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5.92포인트(0.53%) 하락한 2997.33으로 마감해 탈환했던 3000고지를 하루만에 내줬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2799억 원, 3799억 원 순매수에 나섰으나 기관이 6960억 원 순매도하며 하락을 주도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8.59포인트(1.80%) 하락하며 1013.72로 마감, 낙폭이 더 컸다. 최근 코스피가 3000선을 벗어나지 못하며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동안 메타버스, NFT 등과 연계한 게임, 콘텐츠 주식이 선전하며 코스닥 상승을 주도했던 흐름에 과열 경고음이 나오는 가운데 고개를 떨궜다

이날 코스피 하락에는

의 4년 연임을 조 바이든 대통령이 결정하면서 도미노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차기 의장 자리를 두고 경쟁하던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를 부의장으로 밀어내며 파월이 연임에 성공하자 당초 두명 모두 통화 완화적인 ‘비둘기파’라 문제없다는 시각과 달리 보다 비둘기적인 브레이너드 이사의 패배가 악재로 인식되는 모양새다.

송재경 흥국증권 센터장은 “파월은 기본적으로는 비둘기파로 분류되나 지난 9월부터는 매파적인 입장으로 선회하는 모습을 보였고, 최근 연준위원들도 이런 기조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시장은 이런 모습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브레이너드 이사의 등극을 통해 방향성이 바뀌길 바랬으나 이것이 좌절되며 나스닥100이 장 초반 1% 이상 상승하다 장 마감시 -1%로 선회하고 밤사이 금리도 뛰었다”고 지적했다.

송 센터장은 “결국 테이퍼링(유동성 공급 축소)의 경사가 가팔라지고 금리 인상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인식이 금일 코스피 하락을 부추겼다”며, “금리가 오를 신호가 나올 때 상대적 고평가로 인식되는 코스닥이 더 크게 흔들린 하루였다”고 평가했다.

전 거래일인 22일 시총 1,2위이자 대표 반도체 종목으로 분류되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각각 5.20%와 7.17% 상승하며 본격적인 반도체주 상승을 알리는 듯 했다.

반도체주의 반등은 미국 현지 반도체기업인 마이크론의 급등을 기화로 시작됐다.

모건스탠리가 지난 8월 ‘겨울이 오고있다(Winter is coming)’라는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주 하락을 주도한 이후 이달 내놓은 삼성전자 보고서에서는 “메모리 가격이 약세이나 4분기 가격은 예상보다는 덜 나쁜편”이라며 스스로 내놨던 시각을 거둬들인 점도 고무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개인들이 이달 들어 기다림에 지친 끝에 삼성전자를 연속으로 던지고 있는 반면 외국인이 이 물량을 다 거둬들이는 형국이다. 삼성전자 대비 상대적으로 반등의 기울기가 컸던 하이닉스도 개인들이 매도를 쏟아내고 외국인이 이를 모두 ‘이삭줍기’하는 상황이다.

송 센터장은 “오늘 하루 반도체주가 보합을 보인 것은 어제 급등한 것에 대한 숨고르기로 봐야지 하루만에 투자자들의 반도체에 대한 시각이 바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연일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 확진자수와 위중증 환자 수에 대한 공포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 4주차를 맞아 2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위중증 환자수는 549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수도권의 상황이 심각해 수도권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을 83%에 육박하고 있다.

병상 배정 대기자가 836명에 달해 실질적인 포화상태라는 평가 속에 수도권은 이미 중앙방역대책본부 코로나19 위험도 ‘매우 높음’을 기록해 비상계획 시행 여부를 저울질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하지만 여의도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상황을 경제 후퇴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곧장 연결짓지 않는 분위기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미 치료제가 나오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빅4 백신 기준 미국은 1차 70%, 2차 60% 수준의 접종을 보였고, 한국은 이보다 높은 80% 수준의 완전접종률을 보여 위중증 사망률이 올라갈 수는 있어도 고비는 넘긴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외국인 수급은 그리 세지 않을 것이고 내년 상반기까지 박스권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며, “여러가지 악재로 내년 봄까지 잘해야 버티는 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특히 최근 폭풍의 눈이 되고 있는 메타버스와 관련해 “최대 수혜주는 국내 코스닥 주식이 아니라 미국 빅테크 주식이 될 것”이라며, “단기 과열 양상을 보이는 국내 메타버스 및 NFT 관련주와 거리를 둘 것”을 당부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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