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아셈 경제장관회의 韓 개최 제안에 '환영' 표명
1박2일 아셈 정상회의 일정 종료…'의장성명' 등 3건 채택
靑 "아셈 역사상 北 핵·미사일을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규탄"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15~16일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개최된 제11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아셈)가 모든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아셈은 아시아와 유럽 간 관계 강화를 위한 지역간 협의체다. 이번 정상회의는 '아셈 20주년 : 연계성을 통한 미래 파트너십'을 주제로 아시아·유럽 51개국 정상 또는 각료급 인사를 비롯해 유럽연합(EU)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고위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아셈은 이날 정상회의의 막을 내리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강력히 규탄하는 '의장성명'과 아셈의 미래 10년 청사진을 담은 '울란바토르 선언', 극단적 테러리즘을 규탄하는 '국제테러리즘에 관한 성명' 등 3개의 문서로 이번 정상회의 결과를 정리했다.
우선 의장성명에는 아셈 역사상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규탄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의장성명은 "정상들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며 동북아 및 여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하는 북한의 핵, 여타 대량 살상무기 및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가장 강력한 용어(in the strongest terms)로 규탄한다"고 명시했다.
또 "북한은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추가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정상들은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과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 및 여타 유엔 관련 결의를 전면적으로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청와대는 "최근 G7 정상회의와 아시아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외교장관회의 결과문서에 포함된 강력한 대북압박 내용에 덧붙여 이번 정상회의 문서에 북핵·미사일 관련 조달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하는 내용이 추가되는 등 국제사회의 더욱 강력한 대북 압박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이번 의장성명에서 북핵 문제는 다른 지역현안에 비해 더 상세하고 길게 기술돼 있다"며 "이는 EU 및 아세안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문안 협상 초기부터 중국, 러시아 등과 긴밀히 협의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의장성명은 또 국제사회의 협력 강화가 필요한 사안 중 하나로 북한의 인권 상황을 포함시켰다. 지난 2006년 제6차 정상회의 이후 지속적으로 아셈 정상회의 의장성명에 북한 인권문제가 반영된 것이다. 청와대는 이처럼 아셈 차원에서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우려를 제기함에 따라 추가적인 대북 압박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셈 정상회의 사상 최초로 의장성명에 우리 정부의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환영한다는 문구가 포함된 것도 주목할만 하다. '역내 신뢰와 협력 제고를 위한 방안으로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환영한다'는 메시지가 포함된 것인데 정부의 신뢰 외교 추진에 있어 아시아와 유럽차원의 광범위한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청와대는 자평했다.
박 대통령이 전날 전체회의 1세션 선도발언을 통해 내년 한국에서 아셈 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할 것을 제안한 데 대한 환영 의사도 담겼다. 의장성명은 "2017년 아셈 경제장관회의 한국 개최 제안을 환영하고, 이를 올해 말 몽골에서 개최 예정인 무역투자고위관리회의(SOMTI)에서 결정할 것을 지시했다"는 내용이다.
아셈 경제장관회의는 1997년 이래 매년 개최되다가 2003년 중국 다롄(大連) 회의를 마지막으로 13년째 열리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결정) 이후 보호무역주의 경향에 대한 우려가 있는 가운데 자유무역 확대 실천 방안을 논의하는 장으로서 아셈 경제장관회의 개최가 필요하다는 데 대한 정상들의 인식 공유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국은 아셈 경제장관회의 재개가 논의된 초기 단계에서부터 이번 정상회의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지지 발언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며 "그동안 아셈 경제장관회의 재개를 위해 주도적인 노력을 기울여 온 우리의 역할이 인정받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의장성명의 다른 항목에서는 '유라시아 초고속 정보통신망(TEIN) 구축사업', '아셈 듀오 장학사업', '아셈 중소기업 친환경 혁신센터(ASEIC)' 등 우리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아셈내 주요 협력사업의 성과를 평가하는 내용도 반영됐다.
이밖에도 아셈은 울란바토르 선언을 통해 지난 20년간의 성과를 평가하고, 아셈의 미래 발전을 위한 프로세스 개선과 파트너십 강화, 가시적 성과 도출, 연계성 증진을 위한 실질협력 등을 약속했다.
국제테러리즘에 관한 성명에서는 지난 14일 발생한 프랑스 니스 테러를 포함해 아시아, 유럽 등 세계 각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테러를 규탄하고, 테러리즘 대응을 위한 협력을 다짐하는 내용을 담았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브리핑에서 이번 아셈 정상회의 결과와 관련해 "유라시아 지역협력 증진을 위한 우리의 선도적 역할을 부각하고, 주요 협력국과 실질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북핵문제 및 한반도 통일에 대한 지지와 공감대를 더욱 확산시키는 등 우리의 아시아·유럽 외교의 폭과 깊이를 한층 두텁게 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