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백악관 입성을 하려면 정규뉴스 뿐 아니라 낮 시간에 방영되는 대담 프로나 심야의 코미디 프로들까지 두루 섭렵해야 하는 필수 코스로 인식되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들은 작년부터 너나 할 것 없이 경쟁적으로 텔레비전 토크쇼에 출연해 다른 언론 인터뷰에서 다루지 못한 토크로 이미지 메이킹을 해오고 있다.
빌 클린턴 전(前) 대통령은 1992년 '아르세니오 홀 쇼'에 출연, 색소폰을 불며 신선한 이미지를 유권자들에게 각인시켰고 버락 오바도 대통령도 상원의원 시절 뉴욕에서 워싱턴으로 날아가 행사에 참석하고는 다시 뉴욕으로 돌아와 수천명의 지지자가 함께 하는 정치자금 모금 행사를 개최했으며 밤 늦게는 슈퍼모델 출신 타이러 뱅크스가 진행하는 TV 토크쇼 녹화에 열을 올렸다. 이 토크쇼에 앞서 오프라 윈프리 쇼에도 출연했던 오바마는 비록 늦은 시간이었지만 1시간여 동안 뱅크스와 함께 하며 젊은 시청자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자신을 드러내는데 온 힘을 쏟았다.
TV를 찾는 후보는 오바마 뿐이 아니었다. 과거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전 참여를 발표했듯이 프레드 톰슨이 제이 리노 쇼에 출연, 공화당 후보 레이스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했고 힐러리 클린턴도 상원의원 시절부터 엘렌 드제너레스가 진행하는 토크쇼에 기꺼이 출연했다.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도 데이비드 레터맨이 진행하는 '레이트 쇼'에서 대권 도전을 선언한 데 이어 제이 리노 쇼에 나와 개인 통산 10번째로 리노 쇼에 출연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토크쇼 '더 뷰'(The View)의 책임 프로듀서인 빌 게디는 "토크쇼가 내년 대선 당선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들 프로그램에서는 수많은 논쟁이 펼쳐지고 유권자들은 쇼를 보면서 자신의 선호도 등을 따져보는 등 후보를 결정하는 첫 번째 도움을 얻게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선거캠페인 전문가인 크리스 러헤인씨도 "아르세니오 홀 쇼 이후 토크쇼의 중요도는 갈수록 커졌다"며 "토크쇼는 후보를 유권자와 연결해 인간적인 교류를 소통시켜 주는 매개체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제 대선 레이스에 있어서 이제 각종 잡다한 토크쇼 출연을 통한 이미지 어필과 지지세 확보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코스로 인식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