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파민트=맹인섭 기자] 2012년 07월 03일

 

앤디 워홀(Andy Warhol)의 열명의 마릴린(Ten Marilyns)…뉴욕 현대미술관 소재


 

앤디 워홀의 본명은 앤드루 워홀라였다. 슬로바키아 출신의 이민자의 아들로 피츠버그에서 태어났다. 그는 만화, 영화, TV에 관심을 가졌고, 광고 그래픽을 전공한 디자이너로 출발했다.

그는 미국 미술을 주도했던 팝 아트운동의 대표자로 로이 리히텐슈타인, 조지 시걸, 라우센버그 등과 함께 활동하였다. 팝 아트라는 명칭은 1950년대 후반부터 주로 영국과 미국에서 나타난 예술 현상이다. 해밀턴은 이것을 통속적, 일시적이며, 소비적이고, 값싸고, 대량 생산적인 재치와 관능, 선동과 활기 그리고 대기업적 미술 양식이라고 하였다.

워홀은 엘리자베스 테일러, 제임스 딘, 재클린 케네디, 모택동 등 당대의 대중스타나 정치 문화계의 유명 인사들을 자신의 방법으로 문화 상품화하여 복제하는 스튜디오 공장을 만들었다. 일종의 예술 작품의 대량생산이다. 물론 고전 작품처럼 진지함은 없지만 말이다.

배우 마릴린 먼로는 기자가 잠잘 때 무엇을 입고 자는가하는 질문에 “나는 오직 몇 방울의 샤넬 No5만 걸친다”고 했다. 그러한 샤넬 No5와 마릴린을 아주 좋아해서인지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은 이 둘을 소재로 1997년에 실크스크린 연작의 샤넬 No5 향수병을 한정판으로 디자인하기도 하였다.

그는 작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실크 스크린 기법 등을 이용하여, 마릴린 먼로나 엘비스 프레슬리와 같은 스타의 이미지와 상업적인 상품인 코카콜라와 앱솔루트 보드카의 병, 그리고 미키 마우스, 미니 마우스 캐릭터, 지폐와 원자폭탄, 자유의 여신상 등 미국 사회와 함께하는 시대의 기호를 작품화 하였다. 고전 예술과 현대주의 등과는 달리 풍족한 미국 사회를 재현하는 팝아트, 상업적인 회화를 제시한 것이다.

그의 작품 ‘열 명의 마릴린’ 또한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복제된 마릴린의 얼굴을 서로 다른 색과 표현 방법으로 연출한 시각예술의 백미이다. 형상은 같지만 우리에게 다가오는 마릴린의 모습은 열 개다. 아니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이것은 현대인의 다양한 자기 복제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사람은 하나의 모습 같지만 사실 환경과 상황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 중에서도 얼굴은 자신을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것이다.

사진 속의 마릴린은 언제나 입을 다물지 않는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그녀는 얼굴의 하부인 인중과 입, 그리고 턱이 잘 발달되어 있으며 서로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다만 입은 너무 두터워서 만약 다물고 있다면 천박스럽게 보일 수도 있지만, 끝내 다문 입술을 보여주지 않음으로서 자신의 입술이 가진 두터움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그녀는 얼굴 연출의 달인이었다.

놀랍게도 벌려진 입은 착시효과를 내며 사람들로 하여금 입을 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입술 사이에 언뜻 보이는 커다란 앞니를 부각시켜 시선을 모으게 효과를 가져다준다. 그러나 단순히 벌어진 입술만으로 섹시하고 아름답다는 찬사가 쏟아진 것은 아닐 것이다. 자세히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다름 아닌 벌어진 입술에서 별빛처럼 흘러나오는 미소, 바로 그것 때문이었다.

얼굴을 자세히 보면 상부 쪽인 눈과 눈썹, 그리고 이마는 잘 발달되어 있지 않으며, 특히 눈은 지나치게 어둡고 처져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얼굴 하부의 조화가 전체 얼굴의 윤곽을 뚜렷하게 해준다는 것과, 벌어진 입술의 미소하나 만으로 그녀는 온 세계인의 사랑받는 여인이 될 수 있었음을 우리는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미인은 타고나기도 하지만 연출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말이다. 특히 얼굴의 하부인 인중과 입술, 턱이 전체적인 조화와 미를 제공해준다는 사실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마음에 품고 있던 이성을 만나 사랑고백에 성공하고 싶다면 호감 가는 첫인상으로 다가서야 한다. 처음 만나는 순간 상대의 첫인상은 일생동안 그 사람에 대한 기억으로 남게 된다. 예쁜 외모나, 잘생긴 외모만이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푸근하거나 서글서글한 미소는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 기억의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물론 계속된 만남도 보장하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미소는 그 사람의 이미지를 나타내는 상징과도 같은 것이며, 입술에서 풍겨나는 또 하나의 내면의 모습이기도한 것이다.

 

맹인섭 기자 mis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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