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시장은 침체된 분위기다.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거래량은 급감했다. 미분양 주택들도 늘어나고 있으며 청약 열기도 시들해진 상황이다.
지난달 28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말 기준 주택 매매거래량은 4만1709건으로, 전월(5만3774건) 대비 22.4%, 전년 동월(9만679건) 대비 54.0%나 줄었다.
특히 지방보다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 매매거래량의 감소폭이 컸다. 서울(4831건)은 전년 동월(1만2275건) 대비 60.6% 감소, 수도권(1만6209건)은 전년 동월(4만7132건) 대비 65.6%나 감소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아파트 외 주택보다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크게 줄었다. 전체 주택 매매거래량 중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만4465건인데, 이는 전년 동월(6만4371건) 대비 62%나 감소한 수치다.
거래량이 급감하는 가운데 미분양 주택은 증가했다. 올해 1월말 기준 미분양 주택은 2만1727가구로, 전월(1만7710가구) 대비 22.7%나 증가했다. 특히 지방에서 미분양 주택이 많았다. 1월말 기준 지방 미분양 가구수는 2만402건으로, 전월(1만6201가구) 대비 25.9%나 늘어났다.
아울러 청약시장 열기도 주춤하고 있다. 청약자들로 활기를 띄웠던 지역도 최근 속속들이 낮은 성적표를 받고 있다.
지난달 인천 송도에서 분양한 '송도 럭스 오션SK뷰'는 전 주택형 최고가가 9억원을 넘어서며 바로 1순위 청약 모집부터 받은 결과, 평균 경쟁률 4.19 대 1에 그쳤다. 전용 84㎡의 경우 가점 17점인 당첨자가 나오기도 했다. 이후 같은 지역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4차' 역시 평균 경쟁률 4.65 대 1에 그쳤다.
앞서 먼저 분양했던 '송도자이 더 스타'의 경우,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3.15 대 1로 선방했지만, 막상 계약 체결에서 당첨을 포기하는 청약자들로 인해 예비 800번대에게까지 당첨 기회가 주어졌다. 결국 주인을 찾지 못한 84가구에 대해 무순위 청약까지 실시했다.
투기과열지구와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은 당첨 이후 계약을 포기하면 10년 동안 재당첨이 제한되는데도 불구하고, 9억원이 넘어갈 경우 중도금 대출이 어려워 청약자들이 선뜻 계약에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에 분양가를 낮추는 단지들도 나오고 있다. 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의 경우 1월에 낸 입주자모집공고를 돌연 취소하고 분양가를 재산정해 2월 재공고를 냈다. 10억원이 넘어갔던 전용 78㎡의 가격을 최대 3550만원 내렸다.
이에 주택가격이 고점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해 들어 서울은 4주, 수도권은 3주,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은 2주 연속 하락하는 등 하향 안정세가 뚜렷하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국 가격 하위 20%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하락세인 반면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집값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28일 KB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 시계열에 따르면 2월 전국 하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억2342만원으로, 전월(1억2407만원)보다 소폭 떨어졌다. 반면 2월 전국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억3639만원으로, 전월(11억6743만원)보다 5.9%나 상승했다.
강한 규제로 인한 '거래절벽'에서 일부 하락세만을 보고 하향 안정 국면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새 정부가 새 부동산 정책을 들고 오기 전까지 부동산 시장 관망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