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현대, 스타트업 성장세 주목
엑셀러레이팅부터 시드머니 투자까지
유통부터 디지털 전환까지 두루 관심

국내 유통 ‘빅3’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이 스타트업 투자에 활발한 모습이다. 신사업을 추진하거나 사내 벤처를 꾸리는 것에는 한계점이 있다고 판단하고 스타트업 투자로 아이디어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유통 ‘빅3’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이 스타트업 투자에 활발한 모습이다. 신사업을 추진하거나 사내 벤처를 꾸리는 것에는 한계점이 있다고 판단하고 스타트업 투자로 아이디어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유통 ‘빅3’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이 스타트업 투자에 활발한 모습이다. 신사업을 추진하거나 사내 벤처를 꾸리는 것에는 한계점이 있다고 판단하고 스타트업 투자로 아이디어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통대기업들이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활용해 스타트업에 투자와 지원에 나서고 있다. 엑셀러레이팅은 초기 자금, 인프라, 멘토링 등을 지원해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프로젝트를 뜻한다.

먼저 롯데는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롯데벤처스를 통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롯데벤처스는 3~4월 중에 조성 예정인 '스마트 롯데쇼핑 이노베이션 펀드(가칭)’을 꾸리기로 했다. 여기에 롯데쇼핑은 210억원을 현금출자하기로 했다.

롯데쇼핑의 출자는 시너지 제고와 신사업 관련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를 위해 이뤄졌다. 앞서 롯데그룹은 롯데액셀러레이터 사명을 롯데벤처스로 변경하고 최근 각광받고 있는 메타버스와 푸드테크·프롭테크 등과 관련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롯데벤처스는 스타트업의 동남아 지역 진출을 돕기 위해 지난해에 베트남 법인을 세우기도 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에도 '롯데쇼핑이노베이션펀드 1호'에 297억원을 단독 출자했다. 공유주방 업체 위쿡, 공간디자인 스타트업 어반플레이, 공간기획 및 디자인 전문 플랫폼 로컬스티치 등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뿐만 아니라 롯데쇼핑은 스타트업 투자를 더욱 활발히 진행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와디즈와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지원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롯데지주는 와디즈에 8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롯데와 와디즈는 유망한 스타트업에 전방위적인 성장솔루션을 제공하며 롯데의 내부 유통채널로 연계한다.

초기 스타트업으로 부르기는 어려운 몸집이 큰 업체에 대한 투자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에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 롯데렌탈이 지분투자한 ‘쏘카’ 등이 대표적이다.

신세계그룹의 벤처캐피탈(CVC) 시그나이트파트너스
신세계그룹의 벤처캐피탈(CVC) 시그나이트파트너스

신세계그룹도 지난해에 벤처캐피탈 시그나이트파트너스를 통해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앱) 번개장터에 신규 투자했다.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유망한 스타트업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곳으로 2020년 7월 설립된 이후 지난해 10월 기준 운용액이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쿠캣의 지분 매각을 완료하며 이익을 내기도 했다.

시그나이트파트너스의 투자 사례도 다양하다. 패션플랫폼 에이블리, 디지털 헬스케어 휴이노, 신선식품 슈퍼키친, 동남아시아 차량 호출 플랫폼 그랩 등에 투자했다. 이외에도 유통기술과 관련된 스타트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케이스타트업과 함께 스타트업의 창업과 성장을 지원하는 '체인지엑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과거에 창업 3~7년차 이상의 스타트업에 투자했지만 앞으로는 창업 전 시드머니부터 투자하기로 했다.

체인지엑스 프로젝트는 현대백화점그룹이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비즈니스 사업 모델 창출에 함께할 혁신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만든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다.

모집 분야는 △기존 사업 협력(유통·패션·리빙·식품) △신규 사업 협력(뷰티·헬스케어·바이오·친환경·고령친화·교육 등) △디지털 전환(AI·클라우드·블록체인 등)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은 자체적으로 스타트업 투자에 나섰다.

한섬은 스포츠 컬처 콘텐츠 기업인 '왁티'에 53억 5000만원을 투자했다. 한섬이 외부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섬은 왁티의 스포츠 마케팅 역량을 활용해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골프 브랜드의 고객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진행할 예정이다.

​왁티는 지난 2016년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스포츠 분야에 특화된 사업 노하우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축구 미디어 ‘골닷컴’의 한국 에디션을 운영하고, 국제축구연맹(FIFA)·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헤리티지 사업 파트너를 맺고 국제대회의 역사와 관련된 라이선스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스트리트 캐주얼 운동복 브랜드 ‘골스튜디오’와 니치 향수 브랜드 ‘SW19′도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150억원 수준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새로운 사업역량을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창업 초기부터 지분을 획득해 높은 수익을 얻거나 유용한 기술을 얻을 수도 있어 기업들의 스타트업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스타트업 투자가 실패하는 사례도 많고 엑시트로 인한 투자 이익도 크지 않은 경우도 많다. 유망성만 보고 투자를 하기는 위험성도 높다”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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