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에 여성 리더가 대두되고 있다. 사진은 김기원 맥도날드 신임 대표. 연합뉴스
식품업계에 여성 리더가 대두되고 있다. 사진은 김기원 맥도날드 신임 대표. 연합뉴스

식품업계에 여성 리더가 대두되고 있다. 급격히 변화되고 있는 유통업계에서 변화의 양상에 맞춰 남녀를 나누지 않고 인물들이 등장하고 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김기원 맥도날드 신임 대표를 비롯해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 등이 대표적인 여성 리더로 꼽히고 있다.

먼저 한국맥도날드는 신임 대표이사로 현 CMO(최고마케팅책임자)인 김기원 상무를 선임했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김기원 신임 대표는 오는 5월 1일 공식 취임하게 된다. 앤토니 마티네즈 현 한국맥도날드 대표는 호주맥도날드 대표이사를 맡을 예정이다.

그는 프록터 앤드 갬블(P&G) 마케팅부장, SBS 미디어홀딩스 차장, 코카콜라 마케팅 이사를 역임한 마케팅 전략 전문가다.

그는 2020년 4월 한국맥도날드에 합류한 후 'The BTS 세트', 'Taste of Korea'(한국의 맛), '맥카페' 등의 브랜드 마케팅을 총괄했다. 맥도날드는 김기원 대표의 마케팅 흥행을 통해 전세계 동일매장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0.5% 급증했다.

이번 선임은 김기원 대표의 마케팅 공로가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기원 신임 대표는 "한국맥도날드의 가장 큰 장점인 우수한 인력과 기업 문화를 토대로 더욱 즐거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맥도날드의 사례처럼 전문경영인을 도입한 경우도 있으나 여전히 총수 일가가 리더로 나서는 사례가 더욱 많다.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이사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이사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는 유업계 최초 여성 대표이자 장수 CEO로 꼽힌다. 최근 매일유업의 대표로 재신임된 김선희 대표는 2014년부터 직에 올랐고 이변이 없는 한 2025년까지 직을 유지하게된다.

김선희 대표 매일유업 창업주 김용복 전 회장의 조카이자 김정완 회장과는 사촌 관계다. 김선희 대표 체제에서 매일유업은 최근 3년간 실적 우상향을 기록 중이다. 영업이익도 2019년 853억원, 2020년 865억원, 2021년 878억원이다.

매일유업은 분유와 우유에만 의존하지 않고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건강기능식품 활성화에 주목했다.

성인 영양식 '셀렉스’이 대표적이다. 셀렉스는 생애주기별 영양 설계 전문 브랜드를 표방하며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

아몬드 음료인 ‘아몬드 브리즈’도 김선희 대표가 주도했다. 아몬드 브리즈는 연간 30~40%씩 성장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 브랜드 사업을 분할해 육성하는 '브랜드 사업부 독립'도 추진했다. 2013년 폴 바셋 사업부문을 분할해 설립한 엠즈씨드, 지난해 사내 CK디저트사업부를 분사해 설립한 '엠즈베이커리' 등이 그 사례다.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도 주목된다. 아워홈은 LG유통에서 분사된 이후 단체급식, 전문식당 위주의 사업을 영위 중이다. 최근 아워홈은 남매 사이인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과 구지은 부회장 간 경영권 분쟁을 일단락 지었다.

‘구지은 체제’를 맞은 아워홈은 2020년에 적자를 본 이후 2021년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식품유통부문(식재사업, 식품사업)이 역대 최대 실적인 870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을 견인했다. 식재사업은 신규 거래처 발굴과 부실 거래처 컨설팅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했고 키즈·실버 등 고수익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식품사업의 경우 1인 가구 증가 및 집밥 트렌드에 맞춰 가정간편식(HMR) 시장 공략을 위해 온라인 대리점 및 대형마트 입점에 주력한 것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동시에 아워홈은 올해에 ‘주주 배당률 0%’를 공표하며 구지은 부회장을 비롯한 주주들의 보유 지분율에 대한 배당을 없앴다. 아워홈은 주주에게 돌아갈 배당을 하지 않는 대신 올해 인건비 부담과 급격한 물가상승으로 급식 사업의 적자 가능성에 대비해 위기 경영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횡령과 사법리스크로 논란이 잦았던 삼양식품은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체제에서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앞서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과 부인인 김정수 부회장은 회삿돈 49억원을 횡령해 2020년 1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형, 징역 2년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김정수 부회장은 등기이사직에 물러났다가 1년여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삼양식품은 지난 2010년에 외식사업을 시작한 후 공격적으로 외연 확보에 나섰지만 오랜 적자에 사업을 접었다. 대신 효자 상품 ‘불닭볶음면’ 출시를 통해 해외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는 수출 전진기지로 평가받는 밀양신공장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밀양신공장의 가동으로 중국, 미주 지역에서의 제품 공급량이 늘면서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 삼양식품 매출에서 92%를 차지하는 라면 사업 성장으로 삼양식품의 성장도 예상된다.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장녀인 임세령 부회장의 행보도 주목된다.

임세령 부회장은 지난해에 승진한 후 다양한 M&A와 신사업 추진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배양육, 축산물 유통업체 등을 인수하며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나서고 있다.

동시에 대상그룹은 비식품 사업 강화를 위해 바이오·소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대상그룹은 의료소재 사업 진출을 위한 ‘대상셀진’을 설립했다. 또 화이트 바이오(생분해 플라스틱 소재 제조)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대상은 SKC, LX인터내셔널과 고강도 생분해성 플라스틱(PBAT) 생산·판매 합작사 ‘에코밴스’를 설립하기로 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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