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보건환경연 특혜 연루 의혹 해명해야"
이용섭, "악의적 왜곡보도, 법적대응 나설 것"
여성단체 "강기정 지지"...이용섭 "메타버스로 청년 소통"
호남지역 최대 격전지로 알려진 6·1 지방선거 광주광역시장 경선이 초반을 지나면서 과열되는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먼저 공세에 나선 쪽은 강기정 예비후보다. 강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지난 6일 종편채널 보도를 인용해 이 후보가 시장 재직 당시 '광주보건환경연구원 특혜 의혹'이 불거졌음에도 감사를 지체시켰다며 이유를 따져 물었다.
강 선대본은 "이용섭 광주시장 예비후보가 지난해 시장 시절, 시 산하 보건환경연구원과 특정 업체의 '24억원 특혜 의혹' 보도를 직접 무마시키려고 한 녹취가 공개됐다"며 "이용섭 당시 시장은 대체 어떤 연관이 있기에 본인이 직접 보도 무마 청탁을 시도한 것인지"라며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앞서 TV조선은 지난 5일 광주보건환경연구원이 영세 의료기기 도매업체로부터 코로나 진단시약을 수의 계약으로 1년에 24억원을 납품받았다는 의혹과 함께, 당시 이 시장이 이에 대한 감사를 미뤘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측은 즉각 반발하며 해당 보도를 한 기자에 대해 명예훼손 등의 강력한 법적조치를 강구하겠다며 대응에 나섰다.
이 선대본은 "코로나19에 대한 선제적 대응 등 일 잘하는 시장으로 시민의 지지를 받아온 이용섭 예비후보를 악의적이고 편파·왜곡보도가 아닐 수 없어 유감스럽다"며 "밤낮, 휴일도 없이 2년 이상 고생하고 있는 공무원들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법적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시 또한 "행정안전부 방침에 따라 코로나19 진단 시약을 광주지역 대리점을 통해 수의계약으로 긴급 구매한 것"이라며 "대다수 지자체가 긴급한 상황에서 수의계약을 통해 진단 시약을 확보했다"고 해명했다.
◇이어지는 지지선언, '여성'도 '청년'도 모두 소중해
이처럼 양 후보간 날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단체간 지지선언들이 이어지면서 세싸움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강 후보 측에는 먼저 여성 1만여명이 지원에 나섰다. '활기찬 광주를 꿈꾸는 여성'은 이날 강 선대본 사무실에서 발대식을 열고 "강기정은 진짜 광주 사람이자 새로운 광주시대를 열 혁신의 적임자"라며 지지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강기정은 국회에서 법을 만들 때나 청와대에서 일할 때나 노모를 모시며 어린 자녀들과 요지부동 광주를 지켰다"며 "여성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도시, 차별 없는 일자리의 도시, 따뜻한 돌봄공동체 도시, 여성과 가정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강기정이 가는 길에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보육교직원 1천여명도 "강기정은 차별 없는 보육과 성장 맞춤 교육을 이뤄낼 준비된 후보"라며 "답보 상태의 광주에서 활력 넘치는 광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맞서기라도 하든 이 후보 측에서는 '청년' 단체를 주축으로 인공지능(AI) 혁신을 내세워 지지세를 다진다는 분위기다. 같은날 '이용섭 청년캠프'는 온라인 '메타버스 캠프'를 출범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메타버스 캠프는 이 후보가 그간 공들인 광주권 인공지능(AI) 사업의 연장으로, 이들은 비대면 문화에 익숙해진 청년들을 위해 가상공간에서 20~30대 청년들과 소통하며 시정참여를 이끌어내겠다는 포부다.
이들은 "광주를 세계적인 인공지능 대표도시로 완성하는 한편, 명실상부한 국가 인공지능 혁신거점으로 육성하겠다"며 의지를 피력했다.
◇ 수성vs탈환, 사활을 건 혈전 예고
양 후보간 공약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양 후보는 최근 밀린 숙제를 해결하듯 매주 분야별 정책공약을 있다라 쏟아내고 있다.
시장직 탈환을 노리는 강 후보는 일찌감치 정책자문기관인 '더큐브정책연구소'를 통해 주요 정책과제를 다져왔다. 강 후보는 '정무적 리더십'과 '추진력'을 강조하며 혁신과 경제, 일자리 중심의 '새로운 광주'를 내세우고 있다.
방어에 나선 이 후보는 현직 프리미엄을 십분 활용, 지난 4년간 치적을 더욱 확장시킨 '더 크고 강한 광주'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특히 미래차와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광주형 일자리 시즌 2'로 시민 표심에 어필하는 중이다.
4년만에 다시 외나무 다리에서 조우한 두 장수의 공방전이 어떻게 귀결될지 지역정가는 물론 시민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광주·전남=차정준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