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늘면서 거래절벽 해소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전월(805건) 대비 16.4% 증가한 937건을 기록했다. 계약 후 30일 이내 거래 신고를 마쳐야 하는 경우를 고려하면 실제로는 1000건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지난해 8월(4064건)부터 올해 2월(805건)까지 7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다 반등한 수치다. 최근 은행권이 대출규제를 다소 완화하고, 새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방침을 밝히는 등의 규제 완화 흐름에 따라 매수 심리가 다소 회복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첫 주(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0.7로, 전주 보다 1.6p 상승했다. 여전히 기준선인 100을 밑돌며 매도자가 더 많은 상황이지만, 꾸준히 소폭 상승 중이다.

수급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0~200 사이로 수치화한 지수다. 100이면 수요와 공급 비중이 같다는 것이고,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많고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즉 지수가 100 아래면 시장에 집을 팔겠다는 사람이 더 많고, 100 위면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다.

다만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지역별로 양상이 달랐다. 1993년 입주한 강남구의 한 아파트 전용면적 99㎡가 지난달 30일 25억3000만원에 매매되고, 서초구의 한 아파트도 지난달 24일 전용 129㎡가 역대 최고가인 63억원에 거래되는 등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구)를 비롯한 강남권은 기존의 최고가를 넘어선 거래가 잇따랐다.

반면 노원구의 한 아파트 전용 49㎡는 지난달 31일 6억1000만원에 매매되며 지난해 10월(7억2000만원) 대비 1억1000만원 하락하는 등 서울 외곽 지역에서는 급매 위주로 하락 거래가 많았다.

한편 일각에서는 거래절벽 해소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거래량 증가도 미미한 수준인데다 지난해부터 급등한 집값에 부담을 느낀 매수자들이 많고, 새 정부 이후 시장 상황을 지켜보기 위한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완화 방안과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규제 완화 방식 및 시점 등이 아직 불확실해 현재 시장 내 물량과 거래량은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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