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그룹의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와 동원산업 간 합병 이후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합병 비율이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이뤄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동원산업 주가는 지난 11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동원산업은 전날보다 14.2% 내린 22만 7500원에 마감했고 12일에는 소폭 올라 22만 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 하락의 이유는 동원산업이 지난 7일에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하면서 합병 비율을 1대 3.838553으로 결의했기 때문이다.
동원산업 측은 양사의 기업가치 평가 과정에서 동원산업을 시가로 평가하며 최근 산술평균주가(24만 8961원)를 적용했다. 그러나 동원산업의 지난해 순이익이 1692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주가수익비율(PER)은 5.4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배에 그친다.
반면 동원엔터프라이즈 기업가치는 자본시장법에 따른 공정평가 방식에 따라 평가해 19만 1130원으로 산출했다.
이는 소액주주에게 불리한 합병비율이다. 합병비율이 대주주에만 유리한 가치평가가 이뤄졌다는 반발이 나오는 이유다.
두 업체의 합병 전 동원산업의 최대주주는 동원엔터프라이즈(지분율 62.7%)로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최대주주는 김남정 부회장(68.3%)이다. 비율대로 합병이 이뤄지면 김남정 부회장(48.4%),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17.4%), 자사주(20.3%) 등 대주주 지분율이 총 86.1%에 달하게 된다.
동원그룹 오너 일가 지분율이 높은 동원엔터프라이즈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 합병된 법인의 지분율을 높게 갖게 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ESG경영이 확대되는 가운데 동원산업이 기업 지배구조와 소액주주를 무시하는듯한 합병비율을 발표했다는 점을 문제삼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소액주주가 불리하고 대주주 이익 위주로만 흘러가는 합병 비율”이라며 “주주권리가 전혀 보장받지 못하는 합병으로 이뤄져 합병비율이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동원산업 주식을 보유한 운용사와 개인 투자자들이 공동으로 대응에 나설 것으로도 전해진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