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1.75%→2.25%...미 자이언트스텝시 금리역전
금일 밤 발표 미 CPI 9%대 예상…빅스텝도 안심 못해
고삐풀린 물가와 경제침체 우려 사이에 고민하던 한국은행이 인플레와 환율 압박에 따른 자금 유출과 수입물가 부담에 한은 사상 최초의 기준금리 빅스텝(50bp 인상)을 밟았다. 다만 치솟는 미 물가와 이달 예정된 FOMC 자이언트스텝(75bp)인상 대세론에 금리 역전 가능성이 커 안심하기 이르다.
13일 오전,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회에 0.50%p 올리는 ‘빅스텝’을 결정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개최된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나온 결정으로, 이로서 기준금리는 기존 1.75%에서 2.25%로 오르게 됐다. 작년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이로써 한은은 총 6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75%p 올리는 선택을 했다. 3회 연속(올해 4,5,7 월) 인상과 빅스텝은 모두 한은 역사에 처음 있는 일이다.
금통위의 빅스텝 결정은 이미 시장 안팎에서 예상돼 왔다.
지난 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6.0% 오르며 외환위기 이후 최고의 상승률을 보이고, 이달 26~27일 진행되는 미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6월에 이어 자이언트스텝 조치가 이어질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미 미 기준금리는 지난 달 1.5~1.75%로 기존의 한국 기준금리(1.75%)에 턱밑까지 따라와 금일 한은이 50bp 인상을 단행했다 해도 이달 말 미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으로 전진하면 한미간 금리는 역전되게 돼 금일 빅스텝 조치는 피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금리가 역전되면 가뜩이나 국내 주식시장의 하방 압력이 큰 상황에서 환율 악화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동으로 수급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고, 원자재 수입 등의 측면에서 부담이 가중된다는 경고가 이어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빅스텝이 어쩔 수 없는 조치이나 그 결과에 대한 부담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메리츠증권 윤여삼 연구원은 주초 보고서에서 “빅스텝 관련 가계이자부담 등 금융안정 측면에서 신중할 필요성을 강조했으나 국내 CPI(소비자물가지수)가 6월보다 7월 숫자가 높을 위험성까지 고려해 50bp인상을 인정한다"며, “3분기까지 국내외 CPI 정점 확인과정에서 통화정책의 강력한 긴축 대응은 불가피한 면이 있다하더라도 이후 예상보다 빠른 경기둔화 및 침체 등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시선은 오늘 밤(한국시간 9시 30분)으로 예정된 미국의 6월 CPI 발표로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는 업계 컨센서스를 취합 전년 동기 대비 8.8%대까지 상승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 수치는 1981년 12월 이후 40년여 만이고, 직전월인 5월(8.6%) 보다도 증가한 수치다.
UBS와 도이치방크 등 유럽계 투자은행들은 이를 넘어 9%까지도 내다보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75bp가 아닌 100bp 인상 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한미 금리 역전 시나리오는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