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우려와 금리 인상 압박 등으로 청약시장의 열기가 시들한 가운데, 규제지역 완화의 효과도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난달 29일 대구의 중구·남구·달서구와 동구가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새롭게 지정됐다. 이밖에도 울산시 울주군과 강원 평창군, 전남 광양, 경북 경주와 포항(정부규제지역 제외)이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유지됐다. 이번에 공고된 미분양 관리지역의 적용 기간은 오는 5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전국 미분양 사태 심화를 막기 위해 지난달 5일부터 11개 시군구에 대한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하겠다고 지난 6월 말 발표했다. 이에 미분양 문제가 가장 심각했던 대구는 수성구를 제외한 전역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다. 국토부가 발표한 '6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대구 미분양 물량은 6718가구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최대다. 2위는 경북(4823가구) 지역이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 재당첨 제한이나 세금·대출 등에 관한 규제가 완화되기 때문에 청약 접수자들이 증가하며 미분양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 조치다. 그러나 조정대상지역 해제 이후 약 한 달 가량이 지났음에도 대구의 미분양 문제는 해소되지 않았고, 결국 이번에 미분양 관리지역 대상으로 대구시 8개 구 가운데 절반인 4개 구를 선정해 관리에 나선 모습이다.
실제로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후 대구에서 청약한 단지들의 성적은 매우 저조하다. 지난달 태왕건설이 대구 북구에서 분양한 '태왕아너스 프리미어'는 특별공급 69가구 모집에 단 2명만이 신청, 특공 미달을 포함한 134가구 1순위 모집에서는 33명이 접수하는 데 그쳤다. 이어 포스코건설이 대구 달서구에서 분양한 '더샵 달서센트엘로'는 특별공급 138가구 모집에 2명 신청, 특공 미달 포함 270가구 1순위 청약 모집에는 24명만 접수하며 대거 미달됐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대구의 미분양 문제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추가 금리 인상 등의 우려에 따라 전체적인 분양시장 침체 장기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는데 따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대구에는 1만8704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대구는 향후 예정된 공급물량이 아직까지 많기 때문에 규제지역이 해제됐어도 미분양을 단기간에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올해 안에 지방을 대상으로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추가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 1일 국토교통위원회에 대한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1차 해제가 조금 미흡하다고 보고 있다"며 "필요하면 연말 이전에라도 추가 조치를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거정책심의위원회가 6개월마다 열리는 게 상례인데 시기가 강제화돼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