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통화긴축 매파 노선 의견 지배적
긴축 기조가 더 강화되지는 않을 전망도 제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경제 및 금리 전망의 단서를 알려줄 '잭슨홀미팅'이 25일(현지시간) 개막한다. 금융시장에서는 26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에 주목하며 연준이 계속해서 금리 인상과 통화 긴축을 주장하는 '매파' 노선을 따를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연준 산하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이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개최하는 연례 경제 심포지엄인 잭슨홀미팅은 25~27일 진행된다. 파월은 한국시간으로 26일 오후 11시에 미 경제 전망을 주제로 연설한다. 연준은 올해 들어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4차례 인상을 단행해 현재 기준 금리를 2.25~2.5% 수준까지 올렸다.
미국의 금리를 결정할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는 9월 20~21일 열린다. 파월은 지난 7월 FOMC 회의를 마친 뒤 “언젠가는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파월이 이번 연설에서 다시금 금리 인상을 강조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달 17일 공개된 7월 FOMC 회의 의사록을 살펴보면 회의에 참여한 위원들은 아직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당분간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다만 파월이 이번 연설에서 직접적으로 금리인상폭의 힌트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부터 시작된 잭슨홀미팅에 참석한 각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은 “기준 금리가 물가를 낮추는 데 충분한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가까운 시일 내 기조 전환 가능성을 일축했다. 연준 인사들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9월 금리 인상폭 등 정확한 수치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시장의 예상보다 더 긴 시간 동안 긴축을 이어갈 수 있다는 메시지에는 동일한 의견을 내놨다.
이번 행사의 주최자인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향하는 목적지에 대해 명확히 소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연준은 수요를 줄이고 인플레이션을 우리의 목표치(2%) 이하로 둘 수 있도록 금리를 더 올려야만 한다”고 말했다. 얼마나 높은 수준까지 기준 금리를 올려야 하는 지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 올릴 여지가 많이 있다”며 “4% 이상일 수 있다”고 답했다. 다만 조지 총재는 4% 라는 목표가 어느 시점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더욱 빠른 긴축을 강조했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재빨리 기준 금리를 3.75~4.00% 범위로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인 패트릭 하커 역시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기준 금리는 제약적인 영역에 도달할 때까지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전문가들도 크게 다르지 않은 전망을 내놨다. 다만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대해 파월 의장이 언급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투자분석팀장은 "물가를 계속 2%대를 고집하고 있어 쉽지않은 상황"이라며 "물가 인상을 막기 위해 금리를 75bp(1bp=0.01%포인트)를 올리는 것은 시장에는 항상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물가가 높은만큼 금리인상폭을 하향 조정해 성장률에 포커스를 둬서 금리 인상 속도를 조율하는 방안이 언급되는 게 최선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다소 매파적 방향을 보일 것이라는 점에 대한 경계감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면서도 "다만 파월 의장의 긴축 기조가 더 강화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인플레이션 상승을 견인해왔던 가솔린 가격, 중고차 가격, 그리고 임대료가 하락으로 전환하는 등 하반기에는 인플레이션이 하향 안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잭슨홀미팅에서 파월 연준의장은 지난해 인플레이션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제반 여건 즉, 경기 침체 여부 등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예상했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성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