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타이증권 이코노미스트 ‘치명률 낮다’ 보고서 삭제 논란
31일 연속 1000명 이상 신규 확진...대학발 집단감염 우려

중국 화타이증권 로고
중국 화타이증권 로고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해 공장가동 중다, 도시봉쇄 등 강력 조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중국 최대 증권사 연구원이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이 낮음을 지적하는 보고서를 냈다 삭제됐다는 의혹이 퍼지며 논란을 낳고 있다. 다만 여전히 1일 신규 확진자 1000명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강력 대응 정책에 대한 의견이 대립되고 있다.

11일 홍콩 언론 ‘명보’에 따르면 중국 대표 증권사 중 한 곳인 화타이증권(Huatai Securities)의 리환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해외 코로나19 신종 변이 치명률이 독감보다 낮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냈다 삭제됐으나 이미 관련 이미지가 온라인 상에 퍼지고 있어 검열 시비를 불러일으키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리환 수석은 한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호주, 베트남, 인도네시아의 현황에 근거해 "오미크론 변이 BA.5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코로나19 감염률이 반등했지만 중증과 치명률은 크게 줄었다"며 "일부 지역에서는 치명률이 0.1% 아래로 독감보다도 낮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오미크론 변이의 파괴력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아시아의 여러 지역은 전염병 관련 통제 조치를 더욱 완화하고 '완전한 재가동'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해 도시 봉쇄 등 강경책을 펴고 있는 중국의 상황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듯한 내용을 담았다.

이 보고서는 일부 중국 매체와 온라인 상에서 소개됐으나 얼마 후 화타이증권 홈페이지와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 공식 계정 등에서 삭제됐다는게 명보 기사 내용이다.

보고서 삭제 해프닝을 두고 누리꾼들은 정부의 제로코로나 정책 고수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일각에서는 의료기관이 아닌 증권사에서 나온 자료에 근거한 보도의 전문성과 권위에 동조하지 않는 움직임도 보였다.

중국은 다음달 제20차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방역의 수위를 높이고 있고 인구 2100만명이 대도시 청두를 일주일이나 전면 봉쇄하는 등의 조치로 가뜩이나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과도한 조치’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있다. 중국과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된 한국의 경제지표 악화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중국 당국도 이러한 분위기를 잘 알지만 최근 한달간 여전히 1일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고 있어 고삐를 늦출 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11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따르면 전일 하루 중국 본토에서 1138명(유증상 179명·무증상 959명)의 지역사회 감염자가 보고됐는데 신규 감영자 1000명 돌파는 지난 9월 10일 이후 31일 연속 기록을 세우고 있다.

중국의 인구수를 감안할 때 감염자 자체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베이징 등 대도시에서 대학교발 집단 감염 사례가 나오는 것이 문제다.

베이징에서는 10일 하루 10명(유증상 8명·무증상 2명)의 신규 감염자가 나왔는데, 이중 7명이 베이징 차오양구의 중국통신대학 학생으로 파악돼 학교 측이 9일부터 폐쇄에 들어간 상태다.

베이징화공대에서도 9일까지 총 41명의 감염자가 나와 학생과 교직원이 캠퍼스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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