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3년물 연 4.305%...전 거래일 대비 19.0bp 하락
PF발 뇌관 건설주(KRX건설) +2.78%

정부가 주말인 23일 50조원 이상의 긴급 유동성 투입을 결정하자 24일 증권시장이 안정을 찾았다.(제공=연합뉴스)
정부가 주말인 23일 50조원 이상의 긴급 유동성 투입을 결정하자 24일 증권시장이 안정을 찾았다.(제공=연합뉴스)

주말 사이 50조원 이상의 긴급 유동성 공급 정책 발표에 주식과 채권시장이 안도하며 24일 증권시장이 일시 안정세를 찾았다. 다만 급한 불만 껐을 뿐 향후 추이를 치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한 상황이다.

24일 열린 증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떨어진 가운데, 최근 채권시장 위기설의 근원지가 된 건설주가 일제히 반등하며 정부의 진화에 화답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대표 지표로 평가되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9.0bp 하락한 연 4.305%에 장을 마감했다.

대표 장기 채권인 10년물은 금리가 하루 사이 연 4.503%로 12.9bp 하락했다. 2년물과 5년물 금리도 각각 16.1bp, 14.7bp 낮아져 연 4.324%, 연 4.491%로 안정됐다.

채권금리가 낮아진다는 것은 채권을 발행하는 주체에 대한 신용도가 더 높아져 더 낮은 금리에도 돈을 빌릴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우량 기업들이 높은 금리를 제시했음에도 수요 부족으로 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등 우려가 커졌으나, 전일 정부가 50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공급해 시장 위기 진화에 나선 것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KRX건설'지수 최근 6거래일 흐름.지난 21일 급락 후 24일 반등에 성공했다.(출처=한국거래소)

채권 뿐 아니라 주식시장도 안정세를 되찾았다.

24일 코스피가 1.04%, 코스닥이 2.08% 오른 가운데 최근 레고랜드발 ABCP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 번복 사태로 불안의 진원지가 됐던 건설업도 ‘KRX건설’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2.78% 오른 549.04를 기록해 전 거래일 -3.34%를 기록했던 모습과 대조를 보였다.

한 운용사 채권펀드매니저는 “주말 사이 정부가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긴급 조치로 50조원+알파를 투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장내 분위기가 일시 안정세를 보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다만 채권시장 규모가 워낙 크고 연내 금리가 계속 오를 거라는 예상이 상존하는 상황인데다 한국은행도 이를 부인하지 않고 있어 단순히 긴급 자금 투입이 시장 방향 전체를 되돌릴 것으로 보는 시장참여자는 없다”고 말했다.

전일 주말임에도 명동 은행회관에 추경호 경제부총리, 최상목 경제수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 등이 모여 긴급 논의 끝에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 조성,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회사채 및 기업어음 매입 여력 증액, 신보의 P-CBO 발행 여력 확대 , 한국증권금융 유동성 지원, 주택금융공사 등의 PF 보증 지원 등을 골자로 총 50조원 이상의 자금 투하를 결정했음에도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업권의 정서다.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어제 50조원 투입 발표 직후 “자금시장 안정 방안은 최근 자산유동화기업어음 중심으로 신용 경계감이 높아진 데 대한 미시 조치라서, 거시 통화정책 운영에 관한 전제조건이 바뀌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본연의 역할인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린다는 통화정책 기조가 변함없음을 재차 확인한 발언이다.

NH투자증권 강승원, 박유정 연구원은 이날 공동리포트에서 “중앙은행은 물가통제라는 전문성에 대한 신뢰 회복과 최종 대부자라는 역할에 대한 신뢰 회복 사이의 딜레마를 겪고 있다”며, “영국 사태의 교훈을 감안하면 전문성에 대한 신뢰 회복이 우선하고 최종 대부자로서의 역할은 보조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급격히 신용시장 내 자금경색이 진행되며 최종 대부자로서의 역할에 대한 요구가 크게 확대됐다”며, “채안펀드 가동은 이러한 요구에 부합하고 두가지 요구의 균형점과 펀더멘털여건 감안시 11월 금리결정에서 (50bp가 아닌) 25bp 인상으로의 속도조절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 백두산 연구원은 "상당히 강력한 조치가 일시에 빠르게 발표된 만큼 자금경색 개선 효과가 뚜렷할 것"이라며, "혹시 해당 조치로 인한 시장 안정이 미진할 경우 2020년 3월 사례를 고려할 때 저신용등급 포함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기구(SPV) 재가동이나 한국은행 환매조건부채권(RP) 대상 기관 확대, 정례 RP 매입 도입 등 다양한 방안들이 추후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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