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도시정비사업 최대어로 불리던 흑석2구역이 지난달 29일 삼성물산 건설부문으로 최종 시공사 선정이 완료된데 이어 두번째였던 한남2구역도 대우건설의 승리로 시공사 선정이 마무리되면서, 다음 타자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한남2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조합이 진행한 한남2구역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대우건설이 최종 시공사로 선정됐다.
총회는 전체 조합원 908명 중 704명이 참석했으며, 지난 2일에 진행된 부재자 투표를 포함한 760표 중 대우건설이 407표(53.6%)를 얻어 롯데건설(342표)을 제치고 시공권을 따냈다.
대우건설은 치열한 접전 끝에 7908억 규모 한남2구역 수주를 따내면서 올해 누적수주액 총 4조6289억원을 기록, 지난해 3조8992억을 넘어선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앞서 대우건설은 한남2구역을 한강의 정상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로 '118 PROJECT(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최고 층수를 원안설계인 14층보다 7층 높은 21층으로 상향해 아파트 높이를 118m까지 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JERDE(외관설계)와 STOSS(조경), SWNA(인테리어) 등 세계 최고의 거장들과 함께 한강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360m 스카이브릿지 등 독보적인 외관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전체사업비 책임조달 ▲조합원 이주비 LTV(주택담보대출비율) 150% ▲최저이주비 세대당 10억원 ▲이주비 상환 1년 유예 등 파격적인 사업조건을 내세웠다.
이에 대우건설이 층고제한 완화를 비롯한 여러 사업 내용들을 실현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조합원과의 약속을 이행해 한남2구역에 한강을 대표할 새 랜드마크를 선보일 것"이라며 "국내에서 가장 많은 주택을 공급한 대표건설사로서 향후 100년을 책임질 주거 명작을 짓는다는 마음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남2구역 수주전이 종료되고, 다음 타자는 어디인지 이목이 집중된다. 먼저 이달 둘째 주에는 대전 오류동1구역 재개발 등 전국 3곳에서 시공사 선정 총회가 열리고, 현장설명회는 부산 괴정7구역 재개발 등 8곳에서 열린다. 입찰 마감은 서울 중구 신당8구역 등 8곳이다.
서울 신당8구역의 경우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HDC현대산업개발 ▲대방건설 등 총 8개사가 참여했는데, 그 중 GS건설과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3사의 경쟁구도가 유력했다. 다만 GS건설과 대우건설이 최근 입찰 불참의사를 차례로 밝히며 포스코건설이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
부산 괴정7구역은 오는 9일 두 번째 현장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9월에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SK에코플랜트 ▲GS건설 ▲현대건설 ▲동원개발 ▲경동건설 등 5개사가 참석했으나 지난달 19일 유찰됐고, 이번에 다시 절차를 진행해 이달 30일 오후 3시에 입찰을 마감한다.
대전 오류동1구역은 입찰한 건설사들이 원자재값 상승과 인건비 인상 등으로 높은 공사비를 제안하면서 시공사 선정 총회를 오는 12일로 미뤘다. 수주전은 한화건설과 금호건설의 2파전이 예상된다.
이밖에도 현장설명회에 호반건설, DL건설, 태영건설, 금호건설, 두산건설, 화성산업 등 6개사가 참석한 서울 하월곡2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의 시공사 입찰이 이날(7일) 마감되며, 오는 10일에는 현장설명회에 GS건설, 금호건설, 두산건설, 쌍용건설, 제일건설 등 5개사가 참석한 충주 교현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입찰이 마감되면서 건설사들의 입찰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와 금리 급등, 부동산 시장 악화 등으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위험이 확산되면서 자금 마련이 어려워 흑석2구역이나 한남2구역 같은 최대 규모가 아닌 이상 건설사들이 쉽게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규모가 큰 사업도 외면받고 있어서다. 지난 1일 울산 B04구역 재개발 사업은 무응찰로 유찰됐다. 사업비만 2조원이 넘는 올해 지방 최대 재개발 사업이었으나 건설사들이 손을 뗀 것이다.
특히 울산 B04구역의 경우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이 15년 만에 경쟁을 벌여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그러나 양사는 1일 오후 6시까지 였던 시공사 입찰 마감 기한까지 보증금 300억원을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지난달 23일 자금 시장 안정 등을 위한 지원책으로 '50조원+α(알파)' 규모의 유동성 프로그램을 내놓았으나, 건설사들의 자금 확보에 대한 우려는 아직 높은 상황이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