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를 대표하는 음료·주류기업인 롯데칠성음료가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롯데칠성음료 제공
국내를 대표하는 음료·주류기업인 롯데칠성음료가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롯데칠성음료 제공

국내를 대표하는 음료·주류기업인 롯데칠성음료가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롯데칠성이 건기식 관련 기업 M&A(인수합병)를 시작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선다는 목표이나 건기식 시장의 진입장벽이 낮고 타기업들이 대거 진출해있어 롯데칠성의 차별성이 주목된다.

롯데칠성은 지난 9월 건기식 스타트업 ‘킥더허들’로부터 ‘빅썸’ 지분 50.99%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지스트롱 혁신창업펀드’가 보유한 1.95%를 포함해 약 53%의 빅썸 지분을 취득하기로 했다.

빅썸은 건기식 브랜드 ‘피토틱스’로 알려진 킥더허들의 자회사다. 약사와 상담으로 제조된 맞춤 영양제를 매월 배송하는 건기식 구독 서비스 ‘핏타민’을 운영해 왔다.

롯데칠성은 이번 빅썸 인수를 통해 맞춤형 건기식 등 건기식 사업을 본격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건기식 소재 확보를 통해 다양한 소비자 니즈에 맞춘 건강기능식품 사업도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지난해부터 롯데칠성은 기능성 표시 제품 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미생물 연구개발 기업인 '비피도'의 지분을 취득하는 등 기능성 제품에 주목하고 있다. 이어서 식사 후 혈당상승 억제, 중성지질 개선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 식이섬유'를 첨가한 '칠성사이다 플러스'와 탄산수 ‘트레비 플러스’ 등 건강기능 음료 제품을 출시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빅썸 인수를 통해 건기식 시장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빅썸은 2016년에 설립한 건기식 연구개발 및 유통 플랫폼 전문회사로 R&D, 기획, 마케팅, 제조·운영 등 역량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지난 2020년에 건기식 소분 판매 규제 특례 대상 사업자로 선정돼 건기식 소분판매 시장의 선두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식약처도 건기식과 일반식품을 융합해 판매할 수 있도록 하면서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확대를 허용하며 관련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빅썸의 핏타민
빅썸의 핏타민

업계에서는 롯데칠성이 최근 추진해온 신사업 발굴의 주요 분야로 건기식 시장을 꼽았던 만큼 빅썸 인수가 자연스러웠다는 평가를 낸다. 빅썸 입장에서도 자본과 상품을 전달할 전국구 유통채널 역할을 롯데칠성이 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득이다.

다만 건기식 시장이 제약업계 뿐만 아니라 여러 식품업계가 이미 진출해 제품의 특별한 차이점 없이는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은 건강사업부를 독립시켜 CJ웰케어를 출범하고 건강기능식품 제품을 판매 중이다. 동원 F&B도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올리닉’을 선보였고 hy(옛 한국야쿠르트)는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위해 총 1170억원을 투자해 신규 물류, 생산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건기식 시장을 선점해온 제약업계의 자회사들도 경쟁사가 많아지면서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종근당건강은 2019년에 영업이익으로 604억원을 거뒀으나 지난해 영업이익은 353억원에 그쳤다. 제일헬스사이언스, JW생활건강, 휴온스푸디언스는 2019년에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부터 적자전환했다.

제약업계에서는 건기식 시장 진출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 원인을 시장 격화와 차별성 확보 어려움 등으로 본다. 기존 제약바이오 시장과는 달리 건기식 시장은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아 차별성을 띄기 어려워 진출 업체들은 신제품 출시와 함께 마케팅과 광고비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지출이 커지고 있다.

건기식 주요 판매처가 홈쇼핑이라는 점에서 건기식 제조업체들이 홈쇼핑 업계에 내야 하는 수수료도 큰 부담이다.

게다가 주목받았던 빅썸의 핏타민 서비스도 롯데칠성이 아닌 기존 모회사 킥더허들에 남아있어 활용 여지가 크지 않다.

이와 관련돼 롯데칠성은 “빅썸 인수를 통해 중장기 사업 다각화를 위한 건강기능식품 포트폴리오 확대에 본격 나설 계획”이라며 “맞춤형 건강기능 소재 확보와 이를 통해 기능성 제품 개발 및 출시를 통해 전 생애주기에 걸친 식품 포트폴리오 구축에 나서며 소비자 건강증진에 기여하고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롯데칠성이 빅썸 인수를 통해 건기식 소재를 더 확보할 수 있고 보유한 유통망의 빅썸의 기술력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도 보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