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게임업체인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과 2K(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이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이들의 실적은 신작 흥행과 자체 IP(지식재산권) 보유에 따라 엇갈렸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엔씨소프트·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은 지난해에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다만 넷마블은 1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먼저 넥슨 일본법인은 도쿄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조 3946억원(엔화 3537억엔)으로 전년대비 29% 늘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9952억원(1037억엔)으로 전년대비 13% 증가했다.
넥슨이 연 매출액 3조 원을 넘긴 것은 2020년도 이후 2년 만이다.
넥슨은 실적 증가요인으로 작년 출시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히트2'가 흥행에 성공한 점을 꼽았다. 또 '피파 온라인 4', '메이플스토리' 등 기존에 운영 중인 인기 타이틀의 유저 친화적 운영이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다수의 신규 IP와 크로스플랫폼 타이틀이 출시를 준비 중인 만큼 더욱 다양하고 즐거운 경험으로 유저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의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은 2조 571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4%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5590억원으로 전년보다 49% 증가했다.
엔씨소프트는 매출 증대 요인을 '모바일 게임 매출 증가 및 마케팅비 효율화'라고 설명했다. 또 주요 IP인 '리니지W', '리니지M'의 흥행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모바일 게임 매출액을 기록한 영향도 있다.
이장욱 엔씨소프트 IR(기업설명)실장은 "리니지W는 출시 1주년 기념 대형 업데이트를 선보이며 글로벌 이용자의 참여도가 높았고, 리니지M은 출시 7년 차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견조한 트래픽을 유지하고 있다"고 요인을 밝혔다.
PC 게임은 15.2%에 해당하는 3904억원을 기록했다. '리니지' 1070억원, '길드워 2' 950억 원, '리니지2' 940억원, '아이온' 680억원, '블레이드&소울' 260억원 순이었다.
지역별 매출액은 한국 지역이 전체의 63.2%를 차지했고 이어 아시아 지역 24.3%, 북미·유럽 6.4%, 로열티 매출이 6.1%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넷마블은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신작출시 지연과 출시작 흥행 부진의 영향이 컸다.
넷마블은 지난해에 매출액은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이 커지면서 연간 영업손실을 104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6.6% 증가한 2조 6734억원을 기록했다.
넷마블의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의 84%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 4분기 기준 지역별 매출 구성액은 북미가 51%를 차지했고 한국 15%, 유럽 12%, 동남아 8%, 일본 7%, 기타 지역 7% 등이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지난 해는 신작 출시 지연 및 출시작 흥행 부진으로 미흡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위기 상황에서 인력과 비용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선별된 프로젝트 중심으로 회사의 역량을 집중해 기대 신작이 흥행에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넷마블은 올해에 공격적인 신작 및 IP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넷마블 올해 신작 라인업으로 3인칭 전략 슈팅게임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 액션 게임 '하이프스쿼드', 웹툰 원작의 수집형 RPG '신의 탑: 새로운 세계', 블록체인을 적용한 캐주얼 게임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 전략 게임 '그랜드크로스W' 등을 소개했다.
또 올해 하반기에는 '아스달 연대기',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 '원탁의 기사', '세븐나이츠 핑거(가제)'등을 선보인다고 덧붙였다.
게임업계 신흥강자로 떠오른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도 지난해에 우수한 실적을 거뒀다.
카카오게임즈는 주력 게임인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성공에 힘입어 역대 최대 연간 영업이익을 냈다. 카카오게임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777억원으로 전년보다 58.8% 증가했다.
매출은 1조 1477억원으로 전년 대비 13.4% 증가했다.
국내에는 2021년 6월, 대만 시장에는 작년 3월 출시된 '오딘'은 양국 앱 마켓에서 현재까지 매출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며 카카오게임즈의 실적을 견인해왔다. 반면 카카오게임즈가 작년 6월 출시한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매출은 4분기 들어 빠르게 하향 안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현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신작 개발, 비게임 부문의 외적 성장에 따른 채용으로 인건비가 증가했다"며 "올해부터는 특수한 상황을 빼면 채용 필요성을 보다 면밀히 검토하고 인건비 등 제반 비용 효율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7516억원으로 전년대비 15.5% 늘어났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 8540억 원으로 전년대비 1.7% 감소했다.
무료화 이후 약 4500만 명의 신규 유저를 확보하며 성장을 거듭하는 'PUBG: 배틀그라운드'와 2022년 4분기 출시된 콘솔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통해 PC 및 콘솔 매출 기여도가 높아졌다.
크래프톤은 실적 발표와 함께 올해 제작 역량 및 퍼블리싱 역량 강화라는 두 가지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2022년 글로벌 시장에서의 AAA 게임 런칭 경험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게임 라인업 확보를 위해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