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이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와 'IT 공룡' 카카오 간 대결로 비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SM엔터의 주요 주주 중 한 곳인 컴투스가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둘러싸고 카카오와 하이브 경쟁이 본격화됐다. SM엔터의 지분 15.78%를 확보한 1대주주 하이브와 4.9%를 확보한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지분 추가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하이브는 이수만 SM엔터 창업자의 지분 14.8%를 인수하면서 SM엔터 1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이어 공개매수한 지분 0.98%를 더해 15.78% 지분을 갖게 됐다. 하이브가 추가로 이수만 창업자의 지분 3.65%를 확보한다면 총 19.43% 규모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여기에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SM엔터 지분 공개매수를 공식화했다. 오는 26일까지 주당 15만원에 지분 35% 확보를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장내 매수를 통해 확보한 SM엔터 지분 4.9%(카카오 3.28%, 카카오엔터 1.63%)를 포함해 총 39.9% 지분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카카오의 SM엔터 주식 공개매수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SM엔터 주가는 10일 종가를 기준으로 14만 7400원으로 카카오의 공개매수 금액보다는 낮다. 그러나 오는 26일까지 주가가 요동칠 가능성이 남아있다.
하이브와 카카오가 오는 31일 열리는 SM엔터 주총을 앞두고 지분 확보에 열심인 가운데 기관투자자의 표심도 중요해졌다.
SM엔터의 주주명부폐쇄일인 지난해 말 기준 주요 주주로는 국민연금(8.96%), 컴투스(4.2%), KB자산운용(3.83%) 등이 꼽힌다.
컴투스는 지난해 11월 SM엔터테인먼트 지분 99만 주(약 4.2%)를 매입했다. 당시에 컴투스는 지분 매입의 이유로 SM엔터의 가치가 저평가돼 있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었다. 또 SM엔터와의 사업적 시너지 창출도 기대하는 모습이다.
당시 컴투스는 SM엔터 주식을 시장가격에 장내 매입했는데 가격은 6만 6900원이었다. 이후 SM엔터 주식은 15만원대까지 오르면서 2배를 넘어섰다.
송재준 컴투스 대표가 SM엔터의 경영권 분쟁을 염두에 두고 지분을 매입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무적인 이득은 현재 크게 난 상황이다.
컴투스는 SM엔터 지분 정리나 시세 차익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송재준 대표는 지난달 컴투스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추가로 취득할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며 "(3월 SM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지 여부도 아직 검토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컴투스가 의결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있다.
송재준 대표는 "향후 필요하다면 주주이익, 사업영역인 컴투버스와 엑스플라, 콘텐츠 등에서 사업적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컴투스가 SM엔터에 대해 재무적 이득에 더해 사업적 기회도 얻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여기에 하이브와 카카오 양쪽 모두 소액주주의 손도 빌리려는 상황에서 주요 기관투자자인 컴투스를 우호 지분으로 확보하려는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일반주주들은 공개매수에 응할 의무가 없다는 점에서 기관투자자의 향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제로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의결권을 보유한 기관들을 직접 만났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KB자산운용을 비롯한 자산우용사,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 컴투스 등이다.
다만 컴투스도 선뜻 한 곳에 힘을 실어주기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지난해 SM엔터 주총 때에는 주주행동주의라는 명분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하이브와 SM엔터·카카오 간 경영권 분쟁으로 비화됐기 때문이다. 한 곳에 힘을 실어줬다가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컴투스 입장에서 하이브와 카카오 어느 쪽이 경영권을 확보하든 SM엔터와의 사업적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 현재 컴투스는 게임사를 넘어 종합콘텐츠기업으로 도약에 나서면서 미디어와 메타버스·블록체인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