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넷·네트웍스 등 전기차 충전 플랫폼 사업 활발
쏘카 말레이시아 등 차량 공유 플랫폼 투자 확대

서울 중구에 위치한 SK서린빌딩 전경. SK그룹 제공.
서울 중구에 위치한 SK서린빌딩 전경. SK그룹 제공.

SK그룹이 고성장이 예상되는 모빌리티 분야를 이끄는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완성차업체는 아니지만 전기차 충전, 차량 플랫폼 사업 등에 투자를 확대함은 물론 기술 개발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선도 기업이 되겠다는 전략이다.

SK는 SK시그넷, SK네트웍스 등을 통해 전기차 충전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모빌리티 사업 분야 중 전기차 충전 시장이 빠른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독일 컨설팅회사인 롤랜드버거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충전 시장 규모는 올해 550억달러(약 72조원)에서 2030년에는 3250억달러(약 426조원) 규모로 대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시그넷은 SK가 지난 2021년 글로벌 전기차 충전기기 제조사인 시그넷브이를 2930억원에 인수하면서 출범한 곳으로, 미국 내 전기차 초급속 충전시장 1위 업체다. 최근엔 영국에서도 100억원 규모 사업을 첫 수주하며 유럽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전기차 완속충전업체 에버온에 1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섰으며 국내 최대 급속충전 사업자인 에스에스차저(현 SK일렉링크)를 인수했다. SK일렉링크는 최적의 전기차 모빌리티 라이프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사명이다. SK일렉링크는 전국 1800여 급속충전기를 운영 중이며 올해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전국 고속도로 60여 곳에 충전소를 구축하고 있다.

이 외에도 SK E&S와 홈앤서비스, SK에너지, SK렌터카, 티맵모빌리티 등 SK그룹 내 총 8개 계열사가 전기차 충전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전국에 2900여 개 주유소를 운영 중인 SK에너지를 통해서는 연료전지 중심의 친환경 모빌리티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중이다.

서울 및 수도권 지역 주유소에 연료전지 발전시설을 설치, 생산된 전기로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산발전 모델을 발굴하고, 미국 에너지솔루션 기업 '아톰파워'와의 협력으로 전기차 충전기 보급에도 나설 예정이다.

최근에는 8개사 전기차 충전 사업을 SK시그넷으로 집결해 사업을 더욱 확장하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또 SK는 암모니아 사업도 미래전략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암모니아는 수소에너지를 추출해 친환경 수소차 등 모빌리티 사업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SK 에너지 중간 지주사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6월 368억원 규모의 미국 암모니아 기반 수소연료전지 기업 아모지(Amogy)에 지분투자를 했다. 아모지는 2021년 7월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 기반 수소전지를 장착한 5㎾급 드론 , 2021년 5월 100㎾급 트랙터에 이어 300㎾급 대형트럭까지 테스트를 마쳤다.  주행거리를 더 늘리기 위해 R&D(연구개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는게 SK이노베이션 측 설명이다.

차량 자율주행 기술 개발도 한창이다. 티맵모빌리티는 한국시장에 진출해 누적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하며 지난해 수입차 5위에 오른 볼보자동차와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부문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볼보 차량에 티맵모빌리티의 자율주행(ADAS) 지도 기능이 있는 티맵을 장착하고, 동영상서비스플랫폼(OTT) 웨이브 등도 탑재된다. 이를 위해 볼보는 300억원을 투입했다.

앞서 SK는 빠르게 성장하는 모빌리티 시장에 주목, 2015년 한국 '쏘카'에 1000억원 투자를 시작으로 그랩, 투로 등 글로벌 각 지역별 1위 차량공유 및 모빌리티 기술 영역에 선도적으로 투자하며 모빌리티 시장에 진입했다.

2017년에는 쏘카와 함께 말레이시아에 합작법인 '쏘카 말레이시아'를 설립하며 동남아시아 모빌리티 시장에 진출했으며 2020년 쏘카 말레이시아 지분을 추가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여기서 나아가 SK는 기존 B2C 차량공유 사업 모델 쏘카에 미국형 개인간 차량공유 모델 '트레보'와 한국형 대리기사 모델 '버디 드라이버'를 합쳐 쏘카 말레이시아를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성장시켰다.

이 같은 사업모델을 바탕으로 쏘카 말레이시아는 2020년 인도네시아까지 진출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3억명가량 되는 큰 시장이다. 이어 2021년에는 글로벌 사모펀드인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와 말레이시아 다국적기업 사임다비(Sime Darby) 두 곳으로부터 65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도 냈다.

현재 쏘카 말레이시아는 회원수 190만명을 돌파하며 시장점유율 90% 이상을 확보한 말레이시아 1위 차량공유 플랫폼으로 올라섰다. 쏘카 말레이시아 서비스 지역은 올해 태국, 2024년 베트남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SK의 모빌리티 사업 키워드는 공유·연결성으로 요약된다. 차량 공유 영역을 통해 모빌리티 시장에 진입한 데 이어 미래형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을 위해 투자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2021년 북유럽 전기차 폴스타와 고정밀 GPS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미국 스위프트 내비게이션에 투자했으며 지난해는 국내 전기차 충전 플랫폼 기업 소프트베리에도 투자했다. 이 같은 글로벌 투자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도 국내와 해외 시장에서 차량공유, 전기차 충전 플랫폼, 자율주행 솔루션 등에 투자를 강화해 시장에서의 입지를 빠르게 다지겠다는 목표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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