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이 물적분할에 성공했다. 반도체 설계사업(팹리스)을 자회사로 떼어내고 순수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으로 도약해 전문성 강화 및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는 목표다.
DB하이텍은 29일 경기 부천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에서 팹리스를 담당하는 브랜드사업부를 분사하는 안건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DB하이텍은 파운드리와 팹리스를 병행하면서 생긴 고객과의 이해 상충 문제를 해결하고 파운드리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팹리스가 같은 회사 파운드리에 일감을 맡기면 설계 기술 유출, 이해상충 우려로 영업 역량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이유다.
물적분할로 분사되는 신설 법인 사명은 DB팹리스(가칭)이며 분할 기준일은 5월 2일이다. DB팹리스를 첨단 디스플레이 설계 전문회사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해 충돌 때문에 범용 제품인 LCD(액정표시장치) 중심 디스플레이구동칩(DDI)에 국한했던 사업영역을 고부가가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구동칩 등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DB하이텍 측은 설명했다.
DB하이텍은 지난해 말 물적분할을 추진하려다 소액주주 반대로 뜻을 접은 바 있다. DB하이텍 주주 충 74.21%가 소액주주다. 당시 소액주주들은 분할로 신설한 회사가 상장하면 기존 회사 기업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반대했다.
이런 우려를 잠재우고자 DB하이텍은 신설 법인 상장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물적분할 이후 5년 내 자회사를 상장할 경우 모회사 DB하이텍 주총을 통해 주주 동의를 반드시 거치도록 정관을 개정했다.
또 파운드리와 브랜드의 동반 성장으로 향후 파운드리 4조원, 브랜드 2조원 등 기업가치를 총 6조원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보통주 주당 1300원, 우선주 주당 1350원 배당 안건도 가결됐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