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에 유통업종 고용감소폭 커
쿠팡·이마트·롯데쇼핑 순고용 감소 주목

지난달 14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게시된 구인 정보 게시판. 연합뉴스
지난달 14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게시된 구인 정보 게시판. 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발생했던 국제물류망 혼란과 경기침체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악재가 거듭되자 유통업계는 인력감축을 통한 고정비 감소에 나선 모습이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지난 2월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460곳 기업을 대상으로 국민연금 가입자 기준 고용 현황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순고용 인원(취득자 수-상실자 수)은 2만 2334명으로 지난 2021년 12월 말 국민연금 가입자(153만 5158명) 대비 1.5% 증가에 그쳤다.

그중에서도 유통 업종의 순고용 인원 감소 폭이 5377명으로 가장 컸다. 이어서 은행·통신·보험·상사·생활용품·증권 업종도 순고용 인원이 감소했다.

유통 업종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수익성 악화 등으로 인원 감축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쿠팡의 지난해 순고용 감소폭이 4903명으로 가장 컸다. 쿠팡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이커머스 업종이 고공성장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직원을 대규모로 고용했다. 이들을 국민연금에 가입시키면서 순고용이 늘어났으나 최근에는 이러한 형태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어 이마트(-1174명), 롯데쇼핑(-1029명)도 구조조정 때문에 1000명 넘게 줄었다.

이마트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 폐점과 함께 전문점 구조조정을 통해 손익개선 작업에 나선 상황이다. 롯데쇼핑도 비슷한 상황이다.

유통업계의 구조조정은 지난 2021년부터 본격화됐다.

GS리테일은 지난 2021년 GS홈쇼핑과 합병하면서 20년차 직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2021년에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수익성이 악화한 빙그레도 같은해에 인원 감축을 단행했다.

500대 기업 국민연금 가입자 기준 순고용 상·하위 10위. CEO스코어 제공
500대 기업 국민연금 가입자 기준 순고용 상·하위 10위. CEO스코어 제공

지난해에도 구조조정은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롯데면세점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대리급 이상 직원 중 근속연수 15년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대상자는 160여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은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25개월 치 통상임금과 직책 수당, 일시금 2000만원을 지급했다.

최대 2000만원의 학자금도 지원했다. 롯데면세점 측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례 없는 위기와 최근에는 고환율, 경기 침체 등 악재가 겹친 상황으로 사업 환경 변화에 따라 조직 체질 개선이 필요해 희망퇴직을 신청받았다고 설명했다.

롯데하이마트도 지난 2020년 80여 명의 현장직을 대상으로 한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또다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대상은 10년 차 이상 또는 50세 이상 직원이다. 희망퇴직 직원에게는 최대 24개월 치 월급에 해당하는 위로금과 재취업 지원금 1200만원이 지급된다.

LG전자 베스트샵을 운영하는 하이프라자도 수익성 악화로 인해 희망자를 대상으로 근속 연차에 따라 기본급 4∼35개월치의 위로금을 지급하는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양판시장에 이커머스 업계가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이 컸다.

사업 종료를 결정했다 철회한 푸르밀에서도 직원의 30%가 회사를 떠났다. 지난해 11월 경영 정상화를 위해 실시된 희망퇴직에서 130여명이 퇴직을 결정했다.

하이트진로도 지난 2020년 이후 3년 만에 조직정비 차원에서 15년 차 이상 전 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위로금으로 15년 차 이상 근속자에게는 통상임금의 34개월 치, 20년 차 이상에게는 40개월 치를 지급했다. 그럼에도 직원 수는 전년 대비 50여명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유통업계 전반에 구조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에는 신규 인력 채용도 줄어들 전망이다. 이미 신규채용 축소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도 전해진다.

문제는 유통업계의 전망이 앞으로도 어둡다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백화점·대형마트·온라인쇼핑 등 5개 소매유통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한 2023 유통산업 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도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소매시장 성장률 전망치는 1.8%에 그쳤으며 이는 코로나19 기저효과가 반영된 지난 2021년의 8.6%, 2022년 1~9월의 59%과 비교해서도 대폭 둔화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지난 2019년의 성장률 2.5%보다도 낮다.

업태별로는 온라인쇼핑(4.6%) 백화점(4.2%) 편의점(2.1%)은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대형마트(-0.8%) 슈퍼마켓(-0.1%)은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코로나19 기저효과와 엔데믹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에도 고물가 고금리 등 소비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경기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 예상되면서 소매경기를 낙관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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