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약개발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 연구법인 차별화와 함께 AI(인공지능) 활용 등 다양한 방안을 활용하고 있다.
1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JW중외제약과 녹십자의 연구법인 차별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먼저 JW중외제약의 자사 연구법인인 ‘C&C신약연구소’는 정밀의료 혁신기업 ‘엠비디’와 연구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C&C신약연구소’는 엠비디의 3D 암 오가노이드(유사 장기) 진단 플랫폼을 기반으로 혁신 항암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엠비디는 개인 맞춤형 항암제를 찾는 예측 기술과 항암제 중개연구 기술을 가진 정밀의료기업이다.
이번 협약으로 C&C신약연구소는 ‘스탯(STAT)’ 단백질을 포함한 신규 타깃 항암 신약 과제에 엠비디의 ‘코디알피(CODRP™)’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종양에 대한 적응 능력을 탐색하기로 했다.
또 JW중외제약에서 개발 중인 STAT3 표적항암제 ‘JW2286’의 적응증 확장에도 코디알피를 활용한다. STAT 단백질은 시토키닌, 호르몬, 증식인자 등 세포 내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인자다.
GC녹십자의 기금으로 출연된 목암생명과학연구소는 AI 기반 신약개발 연구소로 변모됐다.
AI 신약 관련 전문가를 영입하면서 메신저리보핵산(mRNA) 치료제 개발을 위한 플랫폼 연구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로 연구를 확장 중이다.
목암생명과학연구소는 지난 4월 서울대학교병원과 AI 기반 희귀질환 지식베이스 개발 업무협약을 맺으며 희귀 난치성 질환의 새로운 치료 표적과 방법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 기관은 희귀질환의 원인과 증상, 유전병 등의 정보를 축적·해석해 진단·치료·신약 개발에 활용할 지식베이스를 만든다.
연구법인 간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혁 혁신) 파트너십도 주목된다.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연구법인이나 연구소가 소수의 인력으로 서로 중복되는 연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중복되는 연구를 하는 것보다 연구 부문만을 따로 꾸려 신약개발에 나서는 등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부문의 경우 업계간 협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AI를 활용한 신약 후보물질은 국내에서만 100건 이상 개발 중이다. 이중 절반 이상은 국내외 업체 간 협업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특히 51곳으로 알려진 국내 AI 신약 개발 기업들은 최근 대형 제약사와 기술 공급, 공동연구 협약 등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에이인비는 최근 HK이노엔과 신약 공동개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HK이노엔은 에이인비 플랫폼을 활용해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에 적용할 새 항체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백신 개발을 위한 항원 디자인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지난해 유한양행과 AI 기반 KRAS(암 유발 인자) 저해제를 공동연구하고 기술이전하는 계약을 했다. 이 회사는 AI 플랫폼 '케미버스'를 활용해 백혈병 치료제 후보물질 'PHI-101'을 발굴해 현재 국내와 호주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온코크로스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 회사는 약물에 최적인 질환을 찾는 AI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제약사 보령과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의 적응증 확대를 위한 공동연구 개발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해에는 JW중외제약, 동화약품과 협업하기로 했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AI는 화합물이 인체에 잘 작용할지 예측해 후보물질을 신속하게 발굴하도록 돕고 병원 진료 기록 등을 바탕으로 적합한 임상 환자를 선별할 수 있다.
제약 선진국과 국내 업체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AI가 활용된다면 방대한 자료 검토와 후보물질 발굴, 임상시험에 드는 기간을 줄일 수 있다. 한국의 경우 건강보험이 잘 갖춰져 있어 방대한 의료 관련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개인정보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AI 신약 개발이 활용될 여지도 크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