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
마켓컬리

‘이커머스 1호 상장사’ 타이틀을 노렸던 컬리가 상장 연기를 결정했다. 누적된 적자를 상장을 통해 극복하겠다는 컬리의 계획이 어그러진 가운데 납품업체 대상 판매장려금 갑질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컬리는 최근 급성장 중인 뷰티컬리 서비스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목표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마켓컬리의 유통업 '갑질' 혐의에 대해 올 하반기 중으로 제재 절차에 나설 전망이다. 마켓컬리는 납품업체 대상 판매장려금 논란을 비롯해 대규모유통업법과 관련된 총 3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월 공정위는 마켓컬리의 대규모유통법 관련 위반 사항이 심각하다고 보고 추가 의견 소명을 5월 초까지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공정위는 마켓컬리가 판매장려금 정책 시행을 앞두고 독점 계약을 맺은 납품업체에만 판매장려금을 면제해주거나 다른 플랫폼에서 더 낮은 가격으로 판 업체에 불이익을 주는 등 불공정거래행위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마켓컬리는 지난해 1월부터 일정 비율 이상 매출이 증가한 모든 납품업체로부터 동의하에 판매장려금을 받는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마켓컬리가 일방적으로 판매장려금을 결정해 납품업체에 강요했는지가 쟁점 사안이다.

이와 관련돼 공정위는 지난해 8월 서울 강남구 마켓컬리 본사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이어서 공정위는 올 하반기 심사보고서를 제출해 마켓컬리에 대한 제재 절차에 나설 예정이다. 컬리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미 조사를 받은 사안으로 새로운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뷰티컬리 모델 블랙핑크 '제니'
뷰티컬리 모델 블랙핑크 '제니'

마켓컬리가 납품업체에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는다면 상장 작업도 쉽사리 진행되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거래소는 상장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재무 건전성, 경영 능력, 투명성, 사회적 책임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다. 이 가운데 납품업체 갑질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부정적 평가를 받게 된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8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올해 1월 상장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 글로벌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이유다. 상장이 만약 막히게 된다면 마켓컬리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마켓컬리는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2021년에는 연결기준 영업적자로 217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영업손실이 2335억원이 발생하며 전년 대비 7% 가량 규모가 증가했다. 당기순손실은 223억원 수준이다.

컬리는 커지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경쟁이 치열한 이커머스 시장에서 기업 규모를 키우기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적자는 상장 과정에서 막대한 투자금을 확보해 대응한다는 목표였다.

그러나 마켓컬리가 상장에 성공하더라도 기대한 몸값을 그대로 받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당초 컬리가 목표했던 몸값은 5~6조원이었지만 현재 시장에서는 1조원대에 불과하다. 몸값은 떨어졌지만 컬리가 보유한 자금 자체는 적지 않다. 컬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작년 말 기준 1956억원으로 전년의 1483억에서 473억원이 늘어났다. 당장 사업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을 없을 전망이다.

악재 속에서도 컬리는 새로운 성장동력인 뷰티컬리를 더욱 활성화하고 있다. 컬리는 지난해 11월 플랫폼 내에 뷰티 버티컬 서비스인 뷰티컬리를 선보였다.

뷰티컬리의 장점은 평균 객단가가 높다는 것이다. 뷰티컬리의 평균판매가격은 마켓컬리에 비해 3배 높고 구매자당 평균 주문금액도 뷰티컬리 비사용자의 3배에 달했다.

뷰티 상품은 마켓컬리의 메인 상품인 신선식품에 비해 배송 생산성도 높다. 덕분에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뷰티컬리는 화장품 제조사로부터 직매입해 판매하는 비중을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에스티로더, 라메르, 랑콤 등 주로 백화점 1층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유치해 럭셔리 플랫폼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컬리 관계자는 “일부 백화점에만 입점했던 하이엔드 뷰티 상품도 컬리 입점을 선호하는 모습”이라며 “하이엔드 뷰티는 이미지 훼손을 우려하는 경우가 많지만 컬리의 탄탄한 유통망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여기에 구매력 있는 소비자들도 컬리를 자주 방문한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사와는 달리 직매입을 통해 새벽배송으로 제품을 받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만족도도 높다”며 “최근에는 뷰티 소호 브랜드도 발굴해 입점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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