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인수하며 사업목적에 해운업 추가
한화솔루션, 태양광에너지 사업 투자 확대
㈜한화 중심 이차전지·반도체 등 장비사업 추진
최근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을 새롭게 출범시키며 방위산업과 조선업 시너지를 내고, 누리호 제작 참여로 우주항공산업 확장에 나선 한화그룹이 안주하지 않고 새 미래사업 추진에 한창이다.
한화그룹은 지난달 23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한화오션 인수를 마쳤다. 한화오션을 통해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이중연료추진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과 수상함을 비롯해 기존의 우위를 점하고 있던 방위산업과 시너지를 내며 함정 등도 수주하면서 안정적인 이익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최근에는 3차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KSLV-Ⅱ)'의 남은 3차례 추가 발사에서 한화가 제작을 주도할 것이라는 계획도 발표됐다. 이번 3차 발사에서 발사체 제작을 총괄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오는 2027년까지 3차례의 누리호 추가 발사에서는 제작 자체를 담당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방산·우주항공·조선업을 아우르며 미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화가 ▲해운업 ▲재생에너지 ▲장비업 등 핵심 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기 위해 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모습이다.
먼저 한화는 한화오션 인수 당시 사업목적에 ▲해운업 ▲해상화물운송사업 ▲선박대여업 등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으로 조선업뿐만 아니라 해운업까지 손에 쥐겠다는 의지다.
업계에서는 한화의 해운업 진출 의지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다. 조선업은 최근 슈퍼 사이클 도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으나 본래 경기 변동에 민감한 산업인데, 조선업 분야가 침체기를 겪고 있을 때 상선이나 에너지 운반선을 발주해 지원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룹 내 해상 운송 물량만으로도 해운업을 안정적으로 영위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한화의 방산부문이 K9 자주포, 천궁-II(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다기능레이더 등을 해상 운송으로 수출하고 있는데 무기 운송 같은 특수 분야 전문 해운사로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이같은 분위기에 시장에서는 한화의 HMM 매각설도 나오고 있으나, 한화 측에서는 부인하고 있다.
아울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이끌고 있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의 의지에 따라 태양광 등 친환경 재생에너지 사업에도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방산·우주항공·조선을 총괄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김동관 부회장이 수장으로 있는 한화솔루션은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공동으로 한화퓨처프루프(Hanwha Futureproof)에 1:1 투자를 단행했다. 각각 6557억원씩 출자해 미국 내 우수 자산 및 회사 투자에 나선다는 방침으로, 태양광 사업 투자 확대를 알렸다.
현재 한화솔루션은 '꿈의 태양광'이라고 불리는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기반 탠덤 셀'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 담당 한화큐셀은 충북 진천 공장에 1365억원을 투자해 탠덤 셀 및 모듈의 양산을 위한 파일럿 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탠덤 셀은 기존 실리콘 단일 셀 대비 1.5배의 에너지 효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으로, 한화가 목표로 하는 2026년에 본격 양산이 시작되면 국내에서 주춤하고 있는 태양광 산업 회복은 물론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또 미래 핵심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이차전지, 반도체 등에 관심을 쏟으며 장비 인프라 부문 사업 확대 구상도 진행 중이다. 한화그룹의 지주사인 ㈜한화는 앞서 지난해 7월 한화정밀기계와 유관 회사를 인수하고 한화건설과 합병하는 조직개편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친환경 에너지 및 이차전지 공정 장비와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화 모멘텀 부문을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 장비·LED 칩 마운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화정밀기계와 결합한다는 구상이다.
양사의 역량을 더해 그룹 내 적극 추진 중인 태양광을 비롯한 친환경 에너지 공정 장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아울러 반도체 및 이차전지 공정 장비 분야 전문업체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다만 이에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방위산업 부문을 합친 것과 한화오션 인수 등 대규모 조직 변화가 이뤄지면서 장비사업 분야 합병 추진은 잠시 미뤄진 상태다.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큰 폭의 외형 확대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방산 부문을 이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오션 흡수, 누리호 제작 참여 등 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한화와 한화솔루션도 그룹의 성장동력을 이끌기 위해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