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상률을 두고 사측과 평행선을 달려온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이 쟁의행위에 들어갔다.
조종사노조는 7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본부에서 쟁의대책위원회 발대식을 열고 비행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무기한 준법투쟁에 돌입했다.
노조는 "아시아나항공의 위태로운 현 상황에서 비행안전을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면서 "준법투쟁에도 사측이 비행안전을 무시하고 불성실한 임금협상을 계속한다면 필수공익사업의 법적 테두리 안에서 파업까지 강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노사 양측은 지난 10월부터 6개월여간 임금협상을 이어왔지만, 임금 인상률을 둘러싼 현격한 이견으로 결렬됐다. 노조는 10%대, 사측은 2.5%의 임금 인상률을 각각 제시했다.
노조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20년 2월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합리적 노사문화를 정착하자며 노사공동선언문을 제안했다. 당시 사측은 노조에게 조속한 경영정상화와 공동의 노력을 통한 위기극복과 항구적 노사상생을 약속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 전 직원은 위기 극복을 위한 뜻을 모아 유·무급 휴직 시행에 동참했으며, 2020년 초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휴직으로 연간 최대 40%에 달하는 임금삭감을 감내하며 경영정상화를 위해 희생해왔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2021년 영업이익 4559억원, 지난해엔 매출 5조6300억원, 영업이익 7416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에도 직원 성과급은 지급되지 않았다. 특히 최근 3년간 임금동결과 지난해에만 2.5% 등 4년간 연 0.625%라는 임금인상만을 제시했다.
같은 기간 최대 실적을 낸 대한항공은 지난해 총임금 10% 인상과 기본급 300% 규모의 격려금을 지급했다. 아시아나항공보다 더 큰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어온 LCC사들조차 코로나19 기간 직원에게 10% 이상의 임금 인상을 타결하고 노사 상생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지금의 아시아나항공 경영진은 자신들의 무능함과 방만한 경영으로 인한 부채만을 언급하고, 주 채권단인 산업은행 핑계만을 일삼으며 직원들의 희생을 외면하고 있다"며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추락하는 애사심은 1000여명 임직원의 줄 퇴사로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측에 코로나기간 직원들의 희생과 고통분담에 대한 정당한 수준의 임금인상안을 즉각 제시하고, 산업은행의 불법적인 임금협상 개입 중단을 요구한다"며 "이를 위해 전 조합원은 물론, 대한민국 조종사연맹·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와 함께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