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한국 첫 매장을 개점하는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강남점 앞에서 시민들이 햄버거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전 한국 첫 매장을 개점하는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강남점 앞에서 시민들이 햄버거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최근 유통업계가 해외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를 경쟁적으로 국내에 선보이고 있다. 색다른 맛과 높은 품질을 내세워 소비자들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 중인 대표적인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로 한화갤러리아의 자회사 에프지코리아의 ‘파이브가이즈’·SPC의 ‘쉐이크쉑’·bhc의 ‘슈퍼두퍼’ 등이 꼽힌다.

최근에 문을 연 곳은 ‘한화 3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유치한 파이브가이즈가 있다. 파이브가이즈는 매일 아침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패티와 100% 땅콩기름으로 튀긴 감자튀김으로 유명한 미국 햄버거 브랜드다.

한화갤러리아는 신선한 재료로 매일 매장에서 최상의 제품을 직접 만들고 하루 두 번 식재료 상태와 조리 과정을 점검하는 작업을 통해 한국의 파이브가이즈가 매번 미국 매장과 동일한 맛과 품질을 내겠다는 목표다.

김동선 본부장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감을 보여줬다. 그는 "강남역 일대의 버거를 수차례 먹어봤지만 경쟁 상대가 전혀 없다. 직접 먹어보면 이해할 것"이라며 "미국 본사를 찾은 지 2년이 지난 후에야 매장을 개점할 수 있었던 것은 완벽한 감자를 찾는 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이 언급한 ‘강남역 일대의 버거’로는 SPC의 ‘쉐이크쉑’과 bhc의 ‘슈퍼두퍼’가 있다. 쉐이크쉑은 국내 프리미엄 버거 시장을 사실상 열었다는 평가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차남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의 주도로 2016년 7월 강남에 쉐이크쉑 한국 1호점을 오픈했다. 현재 국내에서 2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SPC는 한국에 성공적으로 쉐이크쉑을 유치하면서 미국 ‘쉐이크쉑 엔터프라이즈’와 2018년에는 싱가포르 쉐이크쉑 사업운영권 계약, 2022년에는 말레이시아 쉐이크쉑 사업운영권 계약을 맺으며 글로벌 사업을 펼치고 있다.

bhc그룹이 운영하는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와 슈퍼두퍼가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동시 오픈해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bhc그룹이 운영하는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와 슈퍼두퍼가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동시 오픈해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치킨 프랜차이즈 ‘bhc치킨’의 운영사인 bhc그룹은 샌프란시스코 수제버거 슈퍼두퍼도 지난해 11월 강남에 첫 점포를 열었다. 올해 들어서는 홍대 등으로 매장을 확장하며 3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강남은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를 접할 수 있어 브랜드의 성공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오전에는 인근 회사의 직장인, 오후부터는 타 지역의 소비자들이 대거 몰린다. 게다가 평일 뿐만 아니라 주말까지도 유동 인구가 분포한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반응을 즉각 확인할 수 있다.

이렇듯 유통업계가 해외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를 경쟁적으로 유치하고 있으나 포기한 브랜드도 등장하고 있다.

대우산업개발이 지난해 5월 외식 사업 확장을 목표로 들여온 ‘굿스터프이터리’는 같은 해 10월 폐점했다. 이는 굿스터프이터리의 까다로운 운영 방침 탓이 컸다. 매장 내에 스마트팜을 설치하고 동물복지 유정란만을 써야 하는 등 내부 규칙이 매우 복잡했다.

게다가 소비 위축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프리미엄 버거의 인기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단품을 기준으로 프리미엄 버거의 가격은 1만원대 중반을 넘어섰고 여기에 감자튀김과 음료까지 더하면 3만원대를 넘어설 정도다.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먹거리에 큰 돈을 쓰기도 쉽지 않다. 또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가 대폭 늘어나면서 제품 자체의 희소성도 떨어진 상황이다. 남들과 다른 희소성 있는 제품을 선택한다는 특이점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는 뜻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버거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각사별 특장점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면서 “SPC가 쉐이크쉑의 성공을 바탕으로 해외사업을 펼치는 경우처럼 단순히 한국에 소수의 점포를 내는 것에서 나아가 다른 성공 전략을 꾸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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