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노동자 온열질환 방지 대책 내놔
매뉴얼·근무환경 재정비…물품 제공 서비스도

무더위로 인해 노동자들이 온열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유통업계는 노동자들의 건강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SSG닷컴이 마련한 '온열질환 예방 쿨키트'. SSG닷컴 제공
무더위로 인해 노동자들이 온열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유통업계는 노동자들의 건강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SSG닷컴이 마련한 '온열질환 예방 쿨키트'. SSG닷컴 제공

이달 말부터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여름 찜통더위가 시작됐다. 무더위로 인해 노동자들이 온열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유통업계는 노동자들의 건강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7월말부터 습도가 높아져 대부분의 지역에서 체감온도가 33도를 넘어서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35도 이상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장마는 끝났으나 소나기가 종종 쏟아질 것으로 예상해 온열질환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할 정도다.

이에 유통업계는 옥외·야외 노동자들이 무더위로 고생하지 않도록 매뉴얼과 근무환경을 재정비하고 있다.

먼저 이마트는 옥외 근로자 온열질환 예방수칙 및 옥외작업 관리지침 매뉴얼을 운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얼음물과 식염포도당을 지급하고 폭염특보 발령 시 1시간 주기로 10~15분 휴식을 부여했다. 무더운 시간대인 오후 2시부터 5시 사이에는 옥외 작업을 금지하고 휴식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4월에는 옥외 작업장 내에 온·습도계를 설치해 하절기(고열), 동절기(한랭) 질환을 사전 방지하고자 이마트·트레이더스·물류 센터 등 160곳에 도입됐다. 5월에는 혹서기에 대비해 옥외 작업장 내 근로자 온열질환 발생 시 신속하게 응급처치할 수 있도록 '폭염 응급키트'를 도입했다. 응급 키트 케이스에는 ▲쿨매트 ▲아이스팩 ▲응급가위 ▲거상 에어백 ▲보온포 ▲위생티슈 ▲포카리스웨트 ▲식염포도당 700mg ▲빨대 ▲부채·매뉴얼 ▲오염물 처리봉투 및 사용 매뉴얼, 싸인물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혹서기 고열작업 또는 폭염에 노출되는 장소에 근로자의 건강보호(열사병) 조치를 위해 이동식 에어컨도 도입됐다.

롯데마트는 하절기 폭염에 대비하기 위해 점포의 사무실과 휴게실 등 냉난방 설비를 점검하고 노후 설비를 교체했다. 또 전 직원을 대상으로 온열질환에 대해 교육을 진행해 폭염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대비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온라인 배송을 담당하는 배송기사 전원에게 ‘쿨 플러스(Cool Plus)’ 키트를 배포했다. 배송기사에게 전달되는 ‘쿨 플러스(Cool Plus)’ 키트는 ▲배송기사 조끼에 소지해 열사병 방지를 돕는 아이스팩 ▲체온 유지를 돕는 쿨넥 ▲탈수 예방을 위한 식염포도당·이온음료(분말)·물병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해부터 홈플러스는 배송기사의 안전을 위해 온열·한랭 질환 예방 키트를 지급해왔다.

또 홈플러스는 온열질환 예방과 건강 관리에 관한 업무 기준을 마련해 각 점포별로 시행하기로 했다. 수분 섭취, 휴식 등 개인 건강 관리와 안전 수칙을 아우르는 ‘혹서기 근무 가이드’를 상시 안내한다. 대형마트 공간별 상황에 따라 냉방설비 추가 대책을 마련해 작업 공간 온도 상승을 방지하는 현장 지원을 펼치고 있다.

SSG닷컴은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NE.O) 세 곳과 전국 이마트 100여개 점포 PP(피킹·패킹)센터에서 근무하는 배송기사에게 4일부터 '온열질환 예방 쿨키트'를 순차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또 3개월간 일대일 맞춤형으로 운동·식단 등을 관리해주는 뇌·심혈관질환 예방 캠페인도 진행한다. 또 물류센터 근로자의 건강 관리를 위해 재작년부터 정기적으로 진행해온 헬스케어 프로그램을 올해도 이어간다. 근골격계 질환 예방 프로그램, 응급처치 교육, 스트레스 상담 등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이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홍용준 경영지원부문 대표이사가 서울 송파캠프에서 배송 나가는 쿠팡친구에게 이온음료와 생수를 전달하고 있다. 쿠팡 제공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홍용준 경영지원부문 대표이사가 서울 송파캠프에서 배송 나가는 쿠팡친구에게 이온음료와 생수를 전달하고 있다. 쿠팡 제공

쿠팡의 물류배송 전문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배송 시 가지고 갈 수 있는 생수와 이온 음료, 식염 포도당 등을 지급하고 있다. 이동 중에도 생수와 이온 음료를 시원하게 유지할 수 있는 보냉백을 지급하고 만족도에 따라 쿨토시·쿨스카프·텀블러·헤어밴드·스포츠 타월·얼음컵 등도 현장 상황에 맞게 지급하고 있다.

배달 플랫폼 업체들도 배달기사(라이더)를 위한 무더위 대책을 내놨다.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의 물류서비스를 전담하는 우아한청년들은 배민 라이더를 대상으로 폭염 및 폭우를 대비해 고급 우비, 핸들커버, 쿨시트 등 물품을 지원한다. 편의점 교환권 등도 구비했고 배민 라이더에게 택배로 전달될 예정이다. 또 전국 배민B마트 지점을 방문하는 라이더를 위해 우천 상황 속에서 안전시야를 넓혀주는 효과가 있는 발수 코팅제와 김서림 방지제를 비치할 계획이다.

요기요는 '요기요 익스프레스' 라이더들의 여름철 안전을 위한 ‘2023 썸머 세이프티’ 캠페인을 진행했다. 바이크 쿨시트와 여름용 바이크 토시, 쿨 바라클라바, 쿨 팔토시, 안티포그(김서림 방지) 필름 등 폭염에 대비한 필수 아이템으로 준비했다. 우천 시 주의사항 및 브레이크 사용법, 안전모 및 보호장구 착용 등 여름철 이륜차 안전운행 수칙 가이드도 함께 배포한다.

쿠팡이츠는 배달기사들에게 퀴즈 이벤트를 진행해 헬멧과 윈드스크린에 사용할 수 있는 발수코팅제와 고급 우의를 지원한다. 이벤트는 오토바이를 이용해 최근 3개월간 꾸준히 배달해온 배달기사라면 참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운행 시 실천할 수 있는 여름철 필수 안전 수칙을 배달기사에게 제공한다.

배달대행 업체들은 라이더를 직고용하지 않아 직접적인 건강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라이더들에게 생수 등 혹서기에 유용한 제품을 공급하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정보를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

한진은 택배기사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 한진 택배기사 1만여명에게 하계용품 세트를 증정했다. 보냉가방과 보냉보틀로 구성된 하계용품으로 택배기사 1인당 1세트를 증정됐다. 총 비용 4000만원은 한진이 전액 부담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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