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담보대출 상위 30위. 리더스인덱스 제공
주식담보대출 상위 30위. 리더스인덱스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모친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가(家) 세 모녀의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한 주식담보대출(주담대) 금액이 1년새 2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82개 대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72개 그룹 오너일가의 주식담보 현황을 조사한 결과, 36개 그룹에서 오너일가 1명 이상이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 중이었다.

36개 그룹 오너일가 641명이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중 136명이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상태였다. 이들은 보유한 계열사 주식의 37.1%를 담보로 제공하고 7조6558억원을 대출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담보 비중은 7.5%p(포인트) 증가했고 담보대출 금액도 2조2236억원 늘어났다.

오너일가가 주담대를 받는 이유로는 경영자금 또는 승계자금 마련, 상속세 등 세금 납부를 위한 목적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대주주 일가의 재산권만 담보로 설정하고 의결권은 인정되기 때문에 경영권 행사에 지장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주담대 금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그룹은 삼성이었다. 이재용 회장을 제외한 세 모녀(홍라희 전 관장·이부진 사장·이서현 이사장)의 주식담보 비중은 지난해 20.2%에서 올해 40.4%로 2배 증가했다. 담보대출 금액도 1조8871억원에서 4조781억원으로 같은 기간 2조1910억원, 116.1% 늘어났다.

홍라희 전 관장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 1억1730만주(1.96% 지분) 중 18%인 2101만주를 담보로 8500억원을 대출 받았으나 올해 다시 추가로 6034만주를 담보로 1조4000억원을 대출받아 2조2500억원을 대출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부진 사장은 삼성전자 보유주식 중 906만2000주를 담보로 3200억원, 삼성물산 주식 465만6000주를 담보로 3300억원을 대출받아 총 6500억원 담보대출 중이었으나 올해 다시 삼성전자 지분 중 1359만주를 담보로 5170억원을 대출받아 총 대출금액은 1조167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이서현 이사장은 지난해 삼성물산 주식 461만3390주를 담보로 3400억원, 삼성SDS 보유주식 중 60만4000주를 담보로 471억원을 대출받아 총 3871억원을 담보대출 중이었으나 올해 삼성전자 주식 5539만4044주(0.93%)의 17.2%를 담보로 3371억원을 추가로 대출받았다. 다만 삼성물산의 대출은 160억원 감소한 3240억원이었고 삼성SDS의 지분 1.95%는 지난 4월 전량 매도하면서 총 대출 금액은 6611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부분이 고(故) 이건희 회장으로부터의 상속세 납부를 위한 대출이었으며 이재용 회장은 연부연납을 위한 공탁 외에 주식담보 대출은 없었다.

이어 다음으로 담보대출 금액이 많이 증가한 그룹은 LG였다. 지난해 LG그룹 오너일가 5명의 주식담보 대출금액은 1288억원이었으나 올해 배가 넘는 1459억원이 증가해 2747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해 260억원의 대출금액에 올해 2월과 6월 각각 230억원과 1180억원을 추가로 대출했다. 이 역시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리더스인덱스는 설명했다.

SK그룹은 지난해 오너일가 10명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중 51.8%를 담보로 5575억원을 담보대출을 하고 있었으나 올해 추가와 기존 주식담보 대출 증액으로 608억원이 증가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해 ㈜SK의 주식 343만8010주를 담보로 4065억원을 대출 중이었으나 올해 약 100만주가 증가한 438만5276주를 담보로 250억원의 주식담보대출이 증가해 총 대출금액은 4315억원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지난해 140억원에서 15억원이 증가한 155억원을,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이 보유주식의 95.7%를 담보로 한 189억원을 담보대출 중이었으나 올해 추가로 178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솔그룹 오너일가 5명의 주식담보 대출금액은 지난해 170억원에서 433억원이 급증해 603억원으로 불어났다. 한솔그룹의 주식담보대출 증가액 대부분은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이 증여세 납부를 위해 대출한 것으로, 지난해 한솔케미칼 주식 8만6130주를 담보로 90억원을 대출 받았으나 올해 추가로 392억원을 대출받아 총 482억원을 주식담보대출 중이었다.

농심그룹도 지난해 대비 주식담보대출 금액이 2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증가액 대부분은 역시 신동윤 율촌화학 회장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올해 142억원을 추가 대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도 오너일가들 중 보유지분 100%를 주식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 중인 사람은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사장,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의 장녀인 정재림 KCC 상무, 장남 정명선씨,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의 아들 최민근씨, 허연수 GS리테일 사장의 장녀인 허성윤씨 등이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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