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이후 최대규모인 중국인 단체 유커로 800여명이 한국을 찾은 중국 '한아화장품' 임직원 단체 관광객들이 지난 2018년 서울 장충동 신라면세점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한령 이후 최대규모인 중국인 단체 유커로 800여명이 한국을 찾은 중국 '한아화장품' 임직원 단체 관광객들이 지난 2018년 서울 장충동 신라면세점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국내 여행·호텔·면세·뷰티 업계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 단체 관광객을 뜻하는 ‘유커’는 한때 방한 인원이 연 800만명을 넘기며 전체 방한 관광객의 거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다. 이들이 한국에서 쓰는 돈도 막대하다.

11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방한 중국 관광객은 54만 6000명으로 전년동기(2022년 상반기)보다 626.7% 증가했다.

이들은 코로나19 기간에는 2020년 68만 6000명, 2021년 17만명, 지난해 22만 7000명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방한 중국 관광객은 2016년(806만 8000명)에만 800만명이 넘었다. 이는 그해 전체 외래 방문객의 46.8%에 달하는 수치다.

다만 2017년 3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로 한국행 단체 비자 발급이 중단되며 그해 중국 관광객은 416만 9000명으로 반토막 났지만 2018년 479만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19년(602만 3000명)에는 600만명 선을 회복했다.

중국의 한국 단체여행 허용으로 유커들이 대거 다시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돼 국내 업체들은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당장 중국 단체 관광객을 유치할 인바운드(국내 유입 관광) 여행사들은 유커 방한 준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는 10월 초 중국의 국경절 연휴 대목이 예정돼 있어 중국 관광객의 한국 단체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 단체여행이 허용되면서 한국과 중국으로 오가는 항공편도 더 증편될 것으로 보여 항공업계의 발 빠른 움직임도 예상된다.

호텔·면세업계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실적 절벽을 경험한 면세업계는 '큰손'인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귀환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사업자의 매장을 찾은 외국인 수는 156만3천46명으로 코로나 전인 2019년(201만 6150명)에 비해 10분의 1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 매출액도 20조 8129억원에서 16조 3901억원으로 21.3% 급감했다.

면세업계는 코로나19로 개점휴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치자 중국계 '다이궁'(보따리상)에 비싼 수수료를 지급하며 울며 겨자먹기로 재고를 떠안겼다. 재고 관리에 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업계에서는 엔데믹 이후 국내외 여객 수요가 증가하며 업황 회복의 기대감이 부푸는 상황에서 한한령 해제로 유커까지 돌아오면 실적 회복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뷰티업계도 유커 맞이를 서두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어 홍보물을 재정비하고 단체 관광객이 주로 찾는 면세점과 명동, 홍대 등 주요 상권 매장에서 상품 소개 등 홍보활동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요 유통업체, 여행사 등과 연계해 단체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할인 행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은 매장 환경을 개선하고 중국어 안내 책자를 준비하는 동시에 중국어가 가능한 판매상담원을 전진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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