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개인고객 강한 회사들 호조
하반기 리스크관리 싸움…부동산PF, 해외부동산 투자 등 변수

상반기 거래대금 증가와 자산 확대에 힘입어 호실적을 보인 삼성증권과 키움증권 사옥(제공=각사)
상반기 거래대금 증가와 자산 확대에 힘입어 호실적을 보인 삼성증권과 키움증권 사옥(제공=각사)

증권사들이 상반기 CFD, 부동산PF 관련 등 충당금 적립 이슈, IB부문 저조 등으로 수익이 감소했다. 다만 거래대금 증가 기조 속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개인고객 저변이 넓고 WM부문 경쟁력이 좋은 회사들이 선방했다. 다만 향후 해외 부동산 및 국내 PF 관련 손익 등이 증권사들의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404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0.05% 급증한 실적을 보였다. 1분기 시장 거래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이익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로 2분기 소폭 이익 감소가 있었지만, 반기 기준으로는 탁월한 실적이다. 2분기 실적만 따로 놓고 봐도 당기순이익 15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7% 개선된 실적이다.

삼성증권의 실적 호조 뒤에는 거래대금 증가와 함께 강점인 WM(자산관리)부문의 확대가 있었다. 2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21조2000억원 수준으로 1분기 대비 20% 이상 늘었다.

증시 호조에 따른 고객자산 순유입으로 삼성증권의 강점인 VIP 고객 및 초우량고객(HNWI, High Net Worth Individual) 증가 및 자산 증가가 이뤄졌다. 지난 1분기 대비 1억원 이상 고객수만 1.4만명 이상 증가했다는게 삼성증권 설명이다. 그 결과 리테일 전체 고객자산도 9.8조원 늘어 VIP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한 경쟁사 마케팅팀장은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고객들은 보수적인 성향으로 브랜드파워가 높은 증권사에 자금을 집중시키는 경향을 보이게 마련”이라며, “특히 최근 금리 고점 분위기와 국내보다 해외자산에 관심이 커지면서 채권과 미국주식 거래에 강점이 있는 삼성증권이 상반기에 두각을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관심이 가는 부분은 전문가들이 향후 주목할 이슈로 국내 부동산PF와 해외 부동산투자에 대한 리스크관리를 꼽고 있는 부분이다.

삼성증권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보고서를 낸 KB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CFD 및 부동산PF 관련 충당금이 약 500억원 반영되었지만 전분기 대비 IB수수료 증가, 양호한 상품운용 및 트레이딩 및 상품손익을 거뒀다”며, “CFD 관련 불확실성 제거, 부동산 PF 및 해외 부동산 관련 잠재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은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강 연구원은 키움증권에 대해서는 “2분기 CFD 관련 충당금이 약 700억원 반영되며 잠재리스크가 해소됐고 개인투자자들의 직접 투자 참여도 증가에 의한 거래대금 증가의 수혜로 증권업종 최선호주”라고 평가했다.

키움증권의 신용공여와 고객 예탁금이 각각 3.5조원과 11.0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6%, 12% 성장하며 이자수익에서도 긍정적인 흐름을 나타낸다는 것이 강 연구원 분석이다.

이처럼 거래대금과 고객자산의 확대는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성과도 연관이 있다.

최근 한국은행 조사국 동향분석팀에서 내놓은 ‘팬데믹 이후 가계 초과저축 분석 및 평가’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우리나가 가계가 100조원 이상의 초과저축으로 여유자금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활동 제약에 따라 소비 감소 뿐 아니라 부채 상환도 하지 않아 초과 저축이 발생해 명목GDP의 4.7~6.0% 수준으로 100조원 이상이 쌓였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은 이렇게 쌓인 돈을 가계가 유동성이 높은 금융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가 자산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WM에 강점있는 증권사들이 풍부한 유동성의 힘을 누리고 있지만 하반기는 리스크관리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지난 2분기 주식 폭락 사태를 낳았던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충당금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 대비를 위해 10대 증권사 기준 약 5000억원을 쌓았다.

대표적으로 하나증권 한 곳만도 2분기 1000억원이 넘는 충당금을 적립하며 부실을 모두 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해외 부동산투자, 국내 PF 관련 부실이 완벽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우려의 시각을 가지고 있다.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은 “해외 대체투자는 선진국 상업용 부동산이 많다 보니 국내에서와 달리 주로 중순위 이하를 받치는 경우가 많아 대형 증권사들이 해외 대체투자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부동산PF의 경우 브릿지론(위험도가 높은 부동산 PF 초기대출) 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으나 채무보증에 대한 충당부채 적립률은 아직도 낮다”며, “이는 손실이 확정되기 전에는 충당금을 전입하지 않아도 되는 채무보증의 특성에 기인하지만 그만큼 대비가 부족하다는 상황이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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