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교동 한화빌딩. 한화그룹 제공
장교동 한화빌딩. 한화그룹 제공

지난 5월 한화오션을 출범시키며 조선사업에 안착한 한화그룹이 최근 항공사업에도 진출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른바 '육·해·공'을 모두 아우를 수 있다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한화오션 인수로 자금력이 약해졌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한화그룹은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플라이강원의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이끄는 한화갤러리아가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화 측은 플라이강원 인수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한화의 플라이강원 인수전 참전 가능성이 아예 없지 않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항공사업은 김 회장의 오랜 숙원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2017년 한화그룹 계열사 한화테크윈과 한화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항공운송사업자 면허 취득에 나선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항공의 재무적투자자(FI)로 항공업 진출에 나섰지만 같은헤 12월 국토교통부에서 항공운송면허 신청을 반려함에 따라 투자금을 전부 회수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한화가 항공사업에 다시 도전, 한화갤러리아와 함께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전무)도 겸임하고 있는 김 본부장에게 항공사업을 맡겨 그룹의 각 사업부문 승계간 균형을 맞추고 항공을 통한 운송으로 유통업을 강화하려는 일환으로 플라이강원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한화가 김동관 부회장 중심의 3세 경영 체제에 들어선 이후 우주항공분야는 물론 한화오션 인수를 계기로 육해공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 항공사업에도 진출해 계열사간 시너지도 더욱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한화의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기 엔진·부품 제작사로 항공사업과 연관이 크고, 김 회장 일가 관계사 물류기업 한익스프레스도 항공사업을 통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한화는 최근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자로도 떠오르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EU(유럽연합)와 미국 등 해외 경쟁당국의 제동으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산업은행이 '플랜B' 일환으로 제3자 매각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제3자 매각이 현실화된다면 한화가 유력한 후보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게 업계 관측이다. 한화는 앞서 아시아나항공이 최초에 매물로 나왔을 때도 인수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EU 집행위와 미국 법무부 등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시 화물운송에서 독과점 우려를 제기하며 시정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이미 많은 여객 노선을 반납한 가운데 화물운송까지 다른 항공사들에 내주게 되면 큰 손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사실상 무산됐다는 것 아니냐는 추측과 함께 제3자 매각설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산은이 합병 무산에 대비해 아시아나항공 안정화 방안 컨설팅 용역을 발주해 제3자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실제로 최근 산은은 국내 최대 회계법인을 통해 추후 아시아나항공이 제3자 매각에 돌입할 경우 풀어야 할 문제점 등에 대한 컨설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화 입장에서 인수 비용이 부담일 수 있는 상황이다. 한화오션을 인수한지 얼마 되지 않았으며 대우조선해양 시절 누적된 적자 개선을 하느라 바쁜데 항공사까지 인수하게 되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항공면허를 보유 중인 플라이강원은 인수 비용 부담이 크지는 않다. 인수에 필요한 비용은 대략 300억원 내외에 경영정상화 자금 추가 투입까지 고려하면 1000억원 안팎 정도가 필요하다. 단 플라이강원은 매각 절차가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공개입찰 과정에 한화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경쟁 상대가 등장할 수 있는 상황으로, 공을 들였으나 최종단계에서 인수를 포기하게 될 수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부채율이 지난 1분기 기준 2000%를 넘고 있어 이미 많은 자금을 투입한 대한항공 외에는 인수를 시도할 기업이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매물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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