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오너일가의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50% 이상인 집단. CEO스코어 제공
대기업집단 오너일가의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50% 이상인 집단. CEO스코어 제공

대기업 집단 총수 일가가 보유한 주식자산 중 자녀 세대 자산 비중이 50%를 넘는 곳이 22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본격적인 세대교체가 진행되면서 승계 작업으로 총수일가의 자녀세대 주식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올해 대기업집단 81개 가운데 비교 가능한 56개 집단을 대상으로 총수 일가 주식자산 승계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총수 일가 주식자산 중 자녀 세대의 자산 비중이 50% 이상인 대기업집단은 총 22개로 집계됐다.

특히 롯데, 한솔, DL, 한국타이어 등 4개 그룹은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100%로 나타났다.

그 외 50%를 넘는 곳은 ▲태영(98.4%) ▲DN(92.0%) ▲두산(83.7%) ▲LG(82.4%) ▲호반건설(77.9%) ▲한진(77.8%) ▲효성(74.7%) ▲삼성(74.4%) ▲한화(74.4%) ▲동원(73.8%) ▲금호석유화학(72.8%) ▲신세계(67.5%) ▲장금상선(64.2%) ▲DB(61.0%) ▲MDM(60.2%) ▲세아(51.8%) ▲LX(50.6%) ▲현대자동차(50.5%) 등 18곳이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DL, DN, LG, 한진, 삼성, 한화, 신세계, 장금상선, MDM, LX, 현대자동차 등 11곳이 50% 이상 명단에 새롭게 추가됐다.

대기업집단 총수일가의 자녀세대 승계는  ▲상속·증여 ▲공익재단 설립 ▲자녀세대 기업가치 상승 등의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상속을 통한 자산승계의 대표 사례는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 증가율 3~5위를 차지한 LG(56.5%p↑), 삼성(52.2%p↑), 한진(51.6%p↑)이었다. 지난 7월 말 현재 해당 기업의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은 LG 82.4%, 삼성 74.4%, 한진 77.8%에 달한다.

LG는 지난 2018년 고(故)구본무 회장 별세 후 세 자녀(구광모·연경·연수)에게 지분이 상속됐으며 삼성은 2020년 고 이건희 회장 별세 후 배우자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세 자녀(이재용·부진·서현)에게 상속이 진행됐다.

한진은 지난 2019년 고 조양호 회장 별세 후 배우자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세 자녀(조원태·승연·현민)에게 각각 지분 상속이 이뤄졌다.

공익재단을 통한 승계의 대표적 사례는 DL로, DL은 지난 2015년과 2016년 이준용 명예회장이 대림(옛 대림코퍼레이션) 주식 42.65%와 2018년 대림씨엔에스 주식 2.31%를 재단에 기부하면서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58.1%p 올랐다.

DL그룹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기업 대림의 최대주주는 이준용 명예회장의 아들인 이해욱 회장으로, 이해욱 회장이 보유한 대림의 지분율은 올해 7월 말 기준 52.3%다.

MDM(엠디엠)은 지난 10년 새 총수 일가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56.8%p나 상승했는데, 자녀세대 보유기업의 가치를 높여 승계를 완성한 사례다. 문주현 회장의 두 자녀(문현정·초연)가 지분 95.24%를 보유한 엠디엠플러스의 기업 규모(자본총액)가 게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주택건설업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오너일가 소유 기업인 엠디엠플러스의 자본총액은 2013년 말 68억원에서 2022년 말 1조3824억원으로 200배 이상 급증했다. 문주현 회장 지분은 4.76%에 불과하고 두 자녀 문초연(47.62%), 문현정(47.62%)이 보유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CEO스코어는 부모세대와 자녀세대 구분은 10년 전인 2013년 기준 동일인 또는 최대주주 본인 등을 고려해 정했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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