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업계가 올해 상반기에 원자재 구매가격 인상과 이로 인한 제품 출고가격 인상에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했다.
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023년 상반기 식품산업 이슈 조사 주요 결과’를 지난 12일 발표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국내 식품업체 및 식품연구소 관리자급 153명을 대상으로 올해 상반기 이슈를 설문조사한 결과 원자재 구매 가격 상승으로 인한 어려움이 5점 척도 기준 3.97점으로 가장 높게 집계됐고 이로 인한 제품의 출고 가격 상승이 3.71점이 나타났다.
식품업계는 원재료 중 백설탕의 전년 동기 대비 인상률이 14.7%로 가장 높았다고 응답했다. 올 상반기에 기상이변 등으로 원당·설탕의 공급 부족으로 국제가격이 지속 상승해 그 영향이 식품업계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소맥분(11.9%)과 쌀(10.4%)의 상반기 가격 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자릿수 이상 상승했다. 소맥분은 밀 선물가격과 수입 가격 간 시차와 환율 영향 등으로 밀가루 출하 가격이 인상된 것이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체들은 원재료 가격 상승에 제품 출고가 인상(45.3%), 국산 원료의 구매처 변경(12.7%), 수입산 원료를 다른 국가의 수입산 원료로 대체(12.0%) 등의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밖에도 선제적으로 원재료를 비축하거나 다른 분야에서 원가를 절감하는 등으로 대응한 업체도 있으나 원재료 가격 상승에 특별한 대처를 못 하는 업체(13.3%)도 나타났다.
식품업체들은 부자재의 올해 상반기 가격이 전년도보다 상승했다고 응답했다. 그중에서도 포장지(67.3%)의 가격인상이 높았고 종이 상자(49.0%), 플라스틱 용기(28.1%)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국제 펄프 가격 상승으로 제지업계에서 백판지 공급가격 인상에 따른 여파로 포장지 및 종이상자의 단위당 가격 상승 폭이 크게 나타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 대해 식품업체는 제품 출고가를 인상한 시기는 원재료 및 부자재 가격 인상 후 6~9개월이 29.3%로 가장 높았고 3~6개월(22.0%), 9개월 이상(16.7%), 3개월 미만(13.3%) 순으로 나타났다.
제품 출고가 인상 시기가 3개월 미만이라고 응답한 업체 비중은 대규모 업체의 경우 9.7%, 소규모 기업(16.7%) 및 중규모 기업(15.6%)보다 낮았다. 이는 규모가 큰 업체는 원재료를 대량 구매해 비축하기 때문에 원재료 도입 시기 등을 고려해 원가 상승 시 제품 출고가를 늦출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식품제조업계는 타 산업과 비교해 원료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원재료 가격 상승은 제품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게 돼 업체는 부담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현재의 고금리 기조는 식품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을 증가시키고 생산활동을 감소시켜 기업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진단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