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 대표 구속·기업 존망 불투명
정치권, 국감 증인 채택·입장표명 촉구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이 계열사 위니아전자 논란에 대해 직접 나서 문제를 해결하고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유위니아그룹 제공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이 계열사 위니아전자 논란에 대해 직접 나서 문제를 해결하고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유위니아그룹 제공

중견 가전기업 위니아전자가 경영난으로 인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게다가 박현철 위니아전자 대표이사가 수백억원대의 임금 및 퇴직금을 체불한 혐의로 구속까지 됐다. 이에 정치권과 노조, 퇴직자모임 등은 위니아전자의 모회사인 대유위니아그룹의 박영우(68) 회장이 직접 나서 문제를 해결하고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25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위니아전자는 지난 20일 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기업회생은 법원의 관리 아래 진행되는 기업 구조조정 절차다.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인 위니아전자는 대우전자와 동부대우전자를 거친 생활가전 생산업체다. 대우전자에서 비롯된 위니아전자는 2018년 대유위니아그룹에 인수됐다.

지난해 7월 이후 위니아전자는 경영난으로 급여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면서 임직원들이 크게 반발했다. 2019년 45억원이었던 영업손실 규모는 2021년 175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재무제표를 공시하지 않았다.

게다가 박현철 위니아전자 대표는 수백억원대 임금 및 퇴직금을 체불한 혐의로 지난 19일 검찰에 구속됐다. 검찰은 박 대표가 수차례에 걸쳐 변제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근로자들이 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위니아전자는 고급화하는 가전시장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고 상표권 계약 만료로 ‘대우’ 브랜드를 떼면서 해외시장에서도 고전했다. 여기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해외 공장 운영이 멈추면서 영업이 마비됐다.

대유위니아그룹에서도 위니아전자를 돕기 위해 계열사가 총동원됐지만 회복에는 실패했다. 결과적으로 위니아전자의 법정관리와 함께 수백억원대의 직원 임금 체불, 회사 채무가 발생한 상황이다.

논란된 임금체불 금액은 553억원에 달해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다. 정치권과 노조, 퇴직자모임은 오너인 박 회장이 직접 나서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위해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현재 대유위니아그룹의 지배구조는 박 회장 및 특수관계자를 중심으로 최상위 지주사인 동강홀딩스→중간 지주사 대유홀딩스→대유에이텍과 여타 계열사로 이어진다. 이러한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위치하는 박 회장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이은주 정의당 의원과 위니아전자 및 딤채 노조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직자와 퇴직자들이 553억원의 임금체불로 고통받고 있다”며 박 회장의 국감 증인 출석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노동자들은 임금체불 문제의 가장 큰 책임을 가진 박 회장을 국감장에 세울 것을 요청하고 있다”며 “최근 고용노동부를 통해 확인한 대유위니아그룹 가전 3사의 체불임금은 553억원이며 체불액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강용석 위니아전자 노동조합 위원장은 “박 대표가 법적 처벌을 받는다고 할지라도 임금체불은 해결되지 않는다”며 “그룹 전체의 의사결정을 하는 박 회장이 직접 나서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주장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과 위니아전자 및 딤채 노조가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영우 회장의 국감 증인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이은주 의원 블로그 
이은주 정의당 의원과 위니아전자 및 딤채 노조가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영우 회장의 국감 증인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이은주 의원 블로그 

위니아전자에서 퇴직했으나 아직까지 임금과 퇴직금을 받지 못한 ‘퇴직금사수연대’는 박 회장의 구속까지도 요구하고 있다. 최정필 위니아전자 퇴직금사수연대 대표는 “박 회장의 계열사 밀어주기, 회사 쪼개기, 무리한 해외공장으로 제품 및 설비 이전, 대우 브랜드 포기 등 잘못된 경영 판단과 의사결정으로 위니아전자가 연쇄적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가운데 2021년 12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성남 신사옥 완공, 미국 뉴저지 빌딩 매입, 남양유업 인수를 위한 계약금 납입, 신기인터모빌 인수 등 투자가 이뤄졌다”며 “박 회장의 연봉은 2022년 기준 77억원으로 기업오너 중 재계 3위다. 사태를 이렇게 만든 박 회장에 대해 구속 등의 법적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 책임론과 함께 법적 판단에 관련된 이야기는 지난 5일 열린 대정부질문에서도 나왔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대정부질문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이 사건의 최종책임자는 대표이사가 아니라 그룹 책임자다. 위니아전자는 매출이 없어 체불임금을 해결 못하겠다고 하는데 그룹은 골프장, 빌딩, 자동차 부품업체를 운영하고 박 회장은 연봉으로 77억원을 받고 있다. 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한 장관은 “검찰 입장에서 심각하게 이 사항을 보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범죄혐의를 밝혀 책임져야 할 사람이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위니아전자는 중국 공장을 처분한 데 이어 멕시코 공장 매각에 나서며 몸집을 줄이고 있으며 위니아도 매각설이 나오고 있다.

대유위니아그룹 관계자는 “임금 체불을 해결하기 위해 사측도 노력하고 있다”며 “3000억원 규모의 멕시코 공장 매각을 통해 체불 임금을 해결하려 노력 중이나 규모가 큰 만큼 매각 작업에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이란 다야니 가문으로부터 받아야 할 매출 채권 236억원과 남양유업 인수전에서 투자한 계약금 320억원을 퇴직금으로 사용한다는 목표이지만 소송이 겹쳐 아직까지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