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3분기 영업익 흑자전환.. 화학3사는 고전
화학3사, 신사업 중심으로 4분기 실적 개선 속도
지주사 ㈜효성 산하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효성중공업 등 계열사 4곳을 거느리고 있는 효성그룹이 하반기에도 실적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석유화학 업황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효성중공업의 선방으로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화학3사의 실적 개선이 급선무인 상황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석유화학업종은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고 범용제품을 중심으로 생산을 해도 수요가 증가하지 않는데다 '탈석유 기조'가 확대되면서 부진을 겪고 있다.
신학철 한국석유화학협회 회장(LG화학 부회장)은 지난달 '제15회 화학산업의 날'을 맞아 "지금까지 국내 화학산업 성장을 견인하고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역할을 해온 범용제품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수요부진, 초유의 고유가 현상 지속이라는 암초를 만나 좀처럼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 화학3사를 두고 있는 효성그룹의 실적 개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그룹의 지주사 ㈜효성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8051억원, 영업이익 44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가량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955억원 늘어나면서 흑자전환을 이뤘다. 효성 관계자는 "효성중공업 등 일부 지분법 자회사 실적 개선으로 인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효성중공업의 공이 큰 편으로, 효성 화학3사의 실적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매출 1조96969억원, 영업이익 506억원을 달성하면서 흑자전환한 반면 효성첨단소재와 효성화학은 다소 부진했다.
효성첨단소재는 올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46.0%나 감소한 영업이익 357억원에 그쳤다. 타이어보강재의 수요 부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9.7% 줄어든 7833억원이었다.
효성화학은 적자폭을 크게 줄였지만 여전히 흑자전환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매출 7117억원, 영업손실 28억원을 기록했다. 베트남 폴리프로필렌(PP) 공장 등이 하반기부터 가동률 100% 이상을 기록하면서 회복 중인 가운데 더욱 속도가 붙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화학3사의 실적 개선이 예상보다 더딘 것은 중국의 영향도 크다.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미미해 섬유 소재 관련 수요가 아직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은 것이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수요 증가 및 제한적인 증설로 올해 스판덱스 수급 밸런스가 타이트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생각보다 중국 수요가 강하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스판덱스가 사용되는 요가복 등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효성티앤씨는 한동안 눈에띄는 성장세를 보였따. 2021년에는 전년 대비 6배 이상 상승한 영업이익 1조4237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스판덱스 최대 소비 국가인 중국이 지난해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단행하면서 제품 판매량이 급감하자 큰 타격을 받았다.
최근에도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으면서 반등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전방 산업인 의류 시장이 점차 살아나고 있는 점을 볼 때 스판덱스 수요가 향후 증가할 가능성은 높다는 시각이 보편적이다. 지난 8월까지 누적 기준 중국의 스판덱스 수요는 전년 대비 8% 증가한 53만6000t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효성그룹은 부진을 겪고 있는 사업을 개선하면서 높은 수익성이 예상되는 신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4분기 대비에 나서고 있다. 부진이 큰 효성화학은 나일론 생산 공장을 닫고 가동률을 조정하고 있으며,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 외에도 페트병을 재활용한 폴리에스테르 섬유 '리젠'을 개발해 친환경 섬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타이어보강재 대신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탄소섬유'에 초점을 맞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탄소섬유는 석유화학업계에서 '꿈의 소재'로 불린다. 철에 비해 무게는 4분의 1 수준이면서도 강도는 10배 이상이어서 '슈퍼 섬유'라고도 불린다. 압축천연가스(CNG)와 수소 고압용기, 자동차 부품, 풍력 블레이드 등 여러 분야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효성첨단소재는 글로벌 탄소섬유 수요에 대응하고자 지난 9월 베트남에 탄소섬유 생산법인 '효성 비나 코어 머티리얼즈'를 새로 설립했으며 신설 법인 설립을 위해 533억원을 출자했다. 전북 전주 공장에는 528억원을 투자해 내년 7월 말까지 탄소섬유 생산라인을 추가 증설할 예정이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섬유, 소재 부문 시황이 회복 기조를 보이고 있다"며 "수요가 높은 신성장 사업에도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