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상생금융 압박·횡재세 검토에 매력 반감
보험주, 자동차보험료 인하·IFRS17 거품제거에 찬바람

상생 압박에 고민이 커지는 4대 금융지주. 연합뉴스 제공.
상생 압박에 고민이 커지는 4대 금융지주. 연합뉴스 제공.

연말이면 한번씩 검토하는 대표적인 배당주인 금융주들이 올해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회사로 은행주를 품고 있는 금융지주 종목들도 3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상승세가 신통치 않고, 역대급 실적을 냈던 보험주들도 기를 못 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만난 한 증권사 임원은 투자자들이 배당주에 접근할 때 범하기 쉬운 실수에 대해 말해 기자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먼저 배당주도 주식이라는 관점에서 자체에 매력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는 점입니다. 주식이란 미래 가치를 현재가격에 반영하는 성격이 있어 향후 지금보다 나은 실적을 이어갈 수 있는지 살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현재 금융지주 종목들이나 증권주 등은 모두 매력이 떨어집니다. 은행들은 현재 야당이 발의한 횡재세논의의 중심에 있고 예대마진 축소를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 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3분기 실적이 좋으리라는 기대는 이미 주가에 반영된 상황에서 이보다 더 좋은 뉴스가 없다면 투자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설명입니다.

아무리 고배당 종목이라 하더라도 배당수익률이 한자릿수를 넘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가가 그만큼 더 빠져 버린다면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배당 직후 발생하는 배당락 효과(배당기준일 이후 배당 받을 권리가 사라져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를 감안하면 어설픈 배당투자는 실패하기 일쑤라는 지적입니다.

거래대금이 축소되고 PF관련 잠재리스크가 상존하는 증권주도 매력적인 대상은 아닙니다. 일부 증권주가 매년 고배당 종목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만, 사모펀드 관련 금융위 징계를 앞두고 있고 일부 증권사는 지배구조도 약화되는 등 변동성 확대의 가능성이 큽니다. 주요 대형 증권사 CEO가 모두 바뀔지도 모른다는 업계의 우려감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험주는 가장 대표적인 배당주로 관심을 모았습니다. 대표 보험주인 삼성생명은 3분기까지 누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약 73%에 달하는 놀라운 실적을 냈지만 주가는 그만큼 환호하지 못했습니다.

보험주들이 대체로 높은 실적을 보이고 있고, 특히 손해보험주들의 호실적은 향후 몇 년 지속되리라는 전망이 있지만 그에 따른 당국의 상생압박도 만만치 않습니다. 민생과 직결되고 대형 보험사 위주로 시장이 형성된 자동차보험료 인하부터 위험관리를 위한 대출 축소 등의 이슈는 향후 수익의 지속가능성을 약화시키는 동인으로 작동합니다.

특히 2분기까지 실적 개선의 과도한 기대감을 갖게 했던 일부 보험주들이 금융당국의 권고안에 맞춘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결과 숫자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서 이른바 ‘착시’에 의한 양치기 효과로 시장의 신뢰를 잃은 부분도 보험주 외면에 일부 작용했습니다.

여기에 수급상 이슈도 존재합니다.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이에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 2차전지나 성장주 등에 관심이 가면서 배당주들이 받을 관심이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는 시각입니다.

하루에도 몇 프로씩 등락하는 주식을 두고 리스크를 안고도 한자릿 수 기대수익률을 보고 배당주에 투자하기엔 기회비용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계산입니다.

이런 모든 가정은 금융이 금융당국의 통제 하에 있는 라이선스 비즈니스라 생기는 현상입니다. 이익이 너무 나도 문제, 너무 안나도 문제인 배당 금융주, 가을이 지나도 붉게 물들지 못하고 떨어져버리는 단풍처럼 올해는 아름답게 색을 내지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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