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선박 중심 선별수주로 물량 관리
​​​​​​​관건은 인력.. 숙련공 확보 위해 안간힘

HD한국조선해양의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조감도. HD한국조선해양 제공
HD한국조선해양의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조감도. HD한국조선해양 제공

 

올해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 호황으로 밝은 모습이다. HD현대·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조선3사 중 올해 수주 목표치는 HD현대만 달성했지만, 3사 모두 이미 수주잔고는 넉넉한 상황이다.           

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유럽 소재 선사와 4억3240만 달러(5646억7116만원) 규모의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4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올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총 38척의 초대형 LPG(액화석유가스)·암모니아 운반선 중 약 61%에 해당하는 23척을 수주하게 됐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도 LNG(액화천연가스), 메탄올, 암모니아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 위주로 선별 수주를 진행해 실적을 쌓고 있다. LNG운반선은 상반기 기준 국내 조선3사가 전체 물량의 87%를 차지하기도 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초 유럽 선사와 국내 HMM으로부터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2척과 7척을 각각 수주했다. 7월에는 이산화탄소를 운송하는 세계 최대 규모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2척을 수주햤다. 이어 9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가스텍 2023’에서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 4척을 계약했다.

아울러 지난달에는 벨기에 해운사 엑스마르와 중형 LPG운반선 2척에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 엔진을 적용하기로 해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 추진선 수주에도 성공했다. 특히 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이를 실어나를 수 있는 선박 수요가 점차 증가함과 동시에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7월 대만 에버그린으로부터 1만6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6척을 4조원에 계약하는 성과를 내는 등 수주량 전체를 친환경 선박으로 채웠다. 삼성중공업이 올해 수주한 선박은 컨테이너선 16척, LNG운반선 7척, 원유운반선 2척 등에 달한다.

한화오션 역시 지난달 그리스 나프토마로부터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 4척을 6562억원에 수주했다. 수주한 선박은 9만3000㎥의 암모니아를 운송할 수 있어 지금까지 발주된 암모니아 운반선 중 최대 규모다. 같은 달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1척을 1630억원에 추가로 수주하기도 했다.        

국내 조선사들은 선별 수주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조선업이 호황기인 탓에 조선소에 발주가 몰리면서 독(건조공간)이 꽉 차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에 조선사들은 가격이 높은 친환경 선박을 수주해 물량을 조절하고 일정에 맞게 인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관건은 인력난 해소다. 선별 수주를 하고 있어도 지금의 물량을 감당할 인원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주문제작 물량이 들어오면 일정에 맞춰 납기를 하고 있다"며 "다만 호황기이다보니 감당할 인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 등 여러 곳에서 관심을 기울이고 인력난 해소를 위한 여러 방안을 마련해주고 있다”며 “이를 통해 점차 인력 부족이 완화돼 가고 있고 조선사들도 숙련공 확보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말 열린 외국인력정책위원회에서 내년 비전문 취업비자(E-9) 발급 규모를 16만5000명으로 늘렸다. 대상은 제조업과 농축산업, 서비스업 등인데 이 중 조선업에 투입되는 인력은 5000명이다.

법무부도 조선업 비자 특별 심사지원 인력을 늘리고 기업별 외국인력 도입 허용 비율을 30%(기존 20%) 한시적으로 확대하며 조선업계 숨통 틔우기에 나섰다. 또 숙련기능인력에 대한 연간 쿼터를 2000명에서 3만5000명으로 확대하는 등의 조치도 취했다.

하반기 들어 인력 문제가 차츰 해결되고 있는 가운데 친환경 선박 발주 호황이 이어지면서 내년도 조선업계가 순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유동 교보증권 선임연구원은 “예정된 LNG선 프로젝트를 고려하면 내년에도 LNG선 발주는 견고하다”며 “2027년부터 2034년까지 연평균 90척 발주가 예상되는데 국내 조선사는 이 중 70척 내외를 꾸준히 수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내년 국내 조선사는 차세대에너지운반선의 발주를 통해 시장의 우려 보다 견조한 수준의 수주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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