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재단, 의료봉사상 개인·단체도 선정

올해 대우재단의 김우중 의료인상 수상자, 이규환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와 정향자 통영시 추봉보건진료소장. (사진 : 대우재단)
올해 대우재단의 김우중 의료인상 수상자, 이규환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와 정향자 통영시 추봉보건진료소장. (사진 : 대우재단)

“장애인도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이규환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30년간 섬 주민들의 건강 돌보미를 기반으로 앞으로도 주민들과 함께 건강한 마을을 만들어나가겠습니다.”(정향자 통영시 추봉보건진료소장)

대우재단(이사장 김선협)이 소외된 이웃을 위해 장기간 인술을 펼쳐온 한국의 슈바이쳐와 나이팅게일을 발굴, 선정하는 김우중 의료인상의 올해 2인 수상자의 소감이다.

이규환 교수는 2008년부터 장애인복지관을 찾아가 구강건강 상담과 예방법 교육을 진행해왔다. 그는 장애인의 구강건강은 일반인보다 취약하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현장 진료 데이터와 임상 사례를 모아 연구 논문을 발표하며 예방치의학 분야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규환 교수는 2007년 교통사고로 사지마비 장애를 입었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고, 휠체어를 타고 치과대학에 입학해 의사가 됐다. 그가 밝힌 수상 소감은 김우중 의료인상의 취지에 걸맞는다는 게 재단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향자 소장은 1994년부터 통영시 섬 지역에서 근무하며 주민들의 건강을 돌봐왔다. 그는 밤낮없이 응급 환자를 진료하고,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치매 예방 프로그램, 원격화상 진료 등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2010년 통영시가 폐지하려던 용호보건진료소를 주민들의 요청으로 복원시키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재단은 또 개인 3명과 단체 2곳을 의료봉사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개인부문은 유명선 대한방사선사협회 방사선사, 정윤석 아주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이우석 경상북도의사회 회장 등이다. 단체상은 무주군보건의료원과 대한여한의사회를 선정했다.

김우중 의료인상은 고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도서오지 의료사업 정신을 계승하고자 2021년 제정된 이후 소외된 이웃을 위해 헌신하는 의료인을 발굴하고 지원 중이다. 올해 시상식은 9일 오후 5시 연세대 백양누리 르랜드볼룸에서 갖는다.

올해 제3회 김우중 의료인상과 의료봉사상 수상자의 활동상은 다음과 같다.

이규환 분당서울대병원 교수(44·의료인상)

 

이 교수는 불의의 사고로 중증 장애인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15년간 진료 현장에서 취약계층을 위한 예방치의학을 실천하고 개척해 왔다.

치의대 본과 3학년 때 팔과 다리가 마비된 이규환 교수는 휠체어를 타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 졸업해 세계 최초의 중증 장애인 치과의사가 되었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이규환 교수는 치료보다 예방의 중요성을 깨닫고 예방치의학 박사 과정을 공부했다.

2008년 용인시기흥장애인복지관을 시작으로 경기도와 대전의 8개 복지기관을 찾아가 장애인에게 구강건강의 중요성과 예방법을 알리고 상담을 진행했다. 이규환 교수는 장애인의 어려움을 알기에 환자의 환경, 정신, 습관까지 꼼꼼히 살피며 깊게 진찰하고 매번 따뜻한 희망의 말을 전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이규환 교수는 봉사에 그치지 않고 현장 데이터와 임상 사례를 모아 연구 논문으로 끌어올렸다. 그렇게 10여편 이상의 공동 논문을 발표했다. 이규환 교수는 예방치의학 연구를 차곡차곡 쌓아가며 의료취약계층의 구강건강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자 일반인보다 10배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향자 통영시 추봉보건질료소장(64·간호사)

 

정향자 추봉보건진료소장은 1994년에 통영시 노대보건진료소에 첫 부임한 후 30년 근무기간 중 22년간 의료취약지역인 통영시 4개 섬 주민의 건강을 돌봐온 '섬 주민의 건강지킴이'다.

정 소장은 연 2천회 이상의 진찰 및 투약을 통해 섬 주민들에게 1차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는 태풍으로 무너진 담벼락에 깔린 부상자나 새벽에 찾아온 가정 폭력 피해자에게도 밤낮없이 응급 의료를 제공하기도 했다.

특히 정향자 소장은 의료취약계층의 의료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는 게 섬 주민들의 전언이다. 2010년에 통영시가 용호 및 안정보건진료소를 폐소하기로 결정했을 때, 정향자 소장은 주민들 의견을 반영하여 4년뒤 진료소가 복원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2018년에 보건소 사업의 일환으로 65세 이상 치매 전수조사를 벌여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실시했고, 적극적인 건의를 통해 2021년 노대보건진료소에 원격화상진료를 도입했다. 고령층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정향자 소장은 노인두뇌훈련지도사 및 웰다잉 공부도 병행하고 있다.

의료봉사상(3인+2개 법인)과 공로상

 

의료봉사상 개인 수상자로는 유명선 대한방사선사협회 방사선사와 정윤석 아주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이우석 경상북도의사회 회장 등 3인이 뽑혔다

유 방사선사는 2004년 기독방사선선교회를 세워 쪽방촌에서 저발전국까지 찾아가 방사선 진료를 지속 중이다. 정 교수는 2007년에 의료봉사 동아리를 조직해 공공의료 사각지대의 국내 외국인을 돌보고 병원의 신흥국 의료봉사를 체계화했다. 이우석 경북의사회 회장은 지역 보건의료단체들의 협력을 통해 2013년부터 시작한 캄보디아 의료봉사를 의료시스템 개선으로 이끈 공로다.

의료봉사상 수상 단체로는 대한여한의사회와 무주군보건의료원 등 2곳이 선정됐다. 대한여한의사회는 1965년에 설립한 후 위안부 여성, 이주 여성, 미혼모, 여성청소년 등 의료취약계층에게 의료봉사를 펼쳐오고 있다. 무주군보건의료원은 2002년 개원 후 산골 주민들을 구석구석 찾아가 예방 중심의 건강증진 서비스를 제공한 공로다.

재단은 또 곽병찬 전 완도대우병원장(가정의학과)을 올해 공로상 수상자로 결정했다. 곽병찬 의사는 1989년부터 1993년까지 신안대우병원과 완도대우병원장을 역임하며 신생아 분만부터 독사에게 물린 환자 치료까지 24시간 응급 의료를 제공했다.

김선협 대우재단 이사장은 “의료취약지역은 과거에도 존재했고, 지금도 존재한다. 그곳의 주민들은 뜻있는 의료인들의 손길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며 “김우중 설립자가 45년전 무의촌 4개 지역에 병원을 세웠던 정신을 계승해 소외된 곳에서 인술을 펼치고 있는 참된 의료인을 찾고 지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양용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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