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3연임 도전이 무산됐다.
포스코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3일 제4차 회장 후보 추천위원회(후추위) 회의를 열어 지원서를 제출한 내부 후보를 대상으로 1차 심사를 통해 다음 단계인 '평판 조회 대상자'로 8명을 선정했다. 여기에 최 회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외부 인사 후보 천거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우선 그룹 내부에서 1차 후보군이 추려진 상황이다. 후추위는 최 회장이 제외됐다는 내용 외에 내부 평판 조회 대상자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또 최 회장 스스로 차기 회장 후보군에 들어가기를 원치 않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설명하지 않았다.
후추위는 다만 "경영 역량, 산업 전문성, 글로벌 역량 등 지난달 발표한 후보 기본 자격 요건을 기준으로 8명의 내부 후보자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신뢰할 수 있는 외부 전문기관에 평판 조회를 의뢰해 오는 8일까지 결과를 돌려받는다는 계획으로, 이 내용을 반영해 오는 10일 제5차 후추위에서 '내부 롱 리스트 후보자'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후 8명의 내부 후보군이 추가로 좁혀질 전망이다.
박희재 후보추천위원장은 "포스코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새 그룹 회장을 선발하는 중차대한 임무 앞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끝까지 공정하고 엄정한 선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최 회장 외에 포스코그룹 내부 인사 중 차기 회장 후보로는 그룹 핵심인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이 거론되고 있다. 그룹의 재무통인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도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후추위는 모집 중인 외부 후보에 대한 평판 조회 결과까지 취합해 오는 17일 내외부 후보군을 합친 20∼30명 규모의 '롱 리스트'를 최종 확정하고 외부 저명인사로 구성된 '후보 추천 자문단'의 의견도 받을 예정이다.
이달 말에는 다시 후보군을 5명 내외로 압축해 '숏 리스트'를 작성하고, 다음달엔 이를 '파이널 리스트'로 좁혀 최종 후보 1명을 확정해 이사회에 추천하게 된다.
최 회장이 지난해 연말까지 자신의 거취에 대해 침묵하면서 '재연임 도전 의지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이번에 차기 회장 후보군에 들지 않으면서 올해 3월 주주총회를 마지막으로 물러나게 됐다.
최 회장은 2018년 7월 회장직에 처음 오른 후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해 현재까지 5년 이상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올해 3월까지가 임기다. 임기를 끝까지 마치는 것은 역대 포스코 회장 중 최초다.
최 회장은 재임 기간동안 이차전지 소재 분야의 과감한 투자로 포스코그룹을 전통 철강사에서 미래소재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고 시총 상승과 재계 순위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재연임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최 회장이 문재인 정부 때 취임한 점과 포스코그룹이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시 경제사절단에 매번 빠지는 등 최 회장과 현 정부 간에는 불편한 기류가 존재했던 점 등을 볼 때 새 인물이 포스코그룹의 지휘봉을 넘겨받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적지 않은 편이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