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9일 말레이시아 스름반 삼성SDI 생산법인 2공장 현황을 보고받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9일 말레이시아 스름반 삼성SDI 생산법인 2공장 현황을 보고받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설 연휴에 말레이시아 스름반을 찾아 배터리 사업을 점검하며 "어렵다고 위축되지 말고 담대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12일 삼성에 따르면 지난 9일 말레이시아에 도착한 이 회장은 헬기를 타고 스름반 삼성SDI 생산법인으로 이동해 현지 사업 현황을 보고받고 배터리 1공장 생산 현장과 2공장 건설 현장을 살펴봤다.

앞서 이 회장은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관련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다음 날인 지난 6일 김포공항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행 전세기편을 타고 출국했다.

UAE에서 비공개 일정을 소화한 뒤 말레이시아로 이동했다가 지난 11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이번에 찾은 말레이시아 스름반 공장은 1991년 설립된 삼성SDI 최초의 해외 법인으로, 초기에는 브라운관을 제조하다가 2012년부터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다.

삼성SDI는 현재 1공장을 가동 중인 가운데 향후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원형 배터리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부터 1조7000억원을 투자해 2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오는 2025년 완공 예정인 2공장은 '프라이맥스(PRiMX) 21700' 원형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다. 해당 배터리는 지름 21mm, 높이 70mm 규격으로 전동공구, 전기차 등 다양한 제품에 탑재되고 있다.

이 회장은 9일 현장을 방문하고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과감한 도전으로 변화를 주도하자"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자"고 당부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 22조7000억원, 영업이익 1조6000억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최근 전동공구 및 전기차 글로벌 시장 성장 둔화 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

다만 삼성SDI는 이를 단기적인 시장 정체로 보고 미래를 위한 투자를 차질 없이 실행하고 차별화된 기술경쟁력을 확보해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이어 10일에는 말레이시아 최대 도시인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현지 시장 반응을 살폈다. 삼성전자와 말레이시아 유통기업 센헹이 2022년 함께 만든 동남아 최대 매장을 찾아 올해 출시한 갤럭시 S24 등 전략 IT(정보통신)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직접 살펴본 것이다. 말레이시아는 삼성 스마트폰 출하량 1위 국가다.

명절에 타지에서 가족과 떨어져 근무하는 임직원도 격려했다. 이 회장은 최윤호 삼성SDI 사장 등 경영진과 함께 스름반 배터리 공장을 점검한 뒤 삼성SDI 주재원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설 선물을 전달하고 애로 사항도 경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알라룸푸르에서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제일기획 등 삼성 관계사 주재원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한편 이 회장이 이번에 찾은 말레이시아에는 삼성전자와 삼성SDI를 비롯해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등 다양한 삼성 관계사가 진출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 쿠알라룸푸르에 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 건축물 '메르데카118'을 완공한 바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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