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형 세탁·건조기는 단독 건조기보다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모든 설계 방식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했다. 3년의 연구개발 끝에 마침내 소비자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비스포코 AI 콤보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DA사업부 CX팀장 이무형 부사장이 11일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비스포크 AI 콤보' 미디어 브리핑에서 제품 성능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내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출시한 '비스포크 AI 콤보'는 하나의 드럼으로 세탁부터 건조까지 한 번에 진행하는 일체형 세탁·건조기 제품이다. 세탁기에서 건조기로 세탁물을 옮기는 수고와 설치공간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이 부사장은 비스포크 AI 콤보의 강점으로 세탁용량 25kg·건조용량 15kg의 일체형 제품 중 국내 최대 건조 용량을 갖췄다는 점을 꼽았다. 킹 사이즈 이불을 건조까지 한 번에 끝낼 수 있고 셔츠 17장에 해당하는 분량(3kg)을 99분만에 세탁하고 보송보송하게 말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부사장은 "세탁·건조 시간을 70~80분대로 줄이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콤보에 15kg의 대용량 건조를 구현하기 위해 25kg 드럼세탁기와 동일한 크기의 드럼을 적용하고 21kg 건조기와 동일한 크기의 대용량 열교환기를 적용했다. 뿐만 아니라 건조 중 열 손실을 최소화하는 특허 기반의 터브 일체형 유로 구조와 자체 건조 알고리즘을 개발해 뛰어난 건조 성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비스포크 AI 콤보는 ▲최적의 에너지 효율 ▲7형 대화면 기반의 다재다능한 AI(인공지능) 기능 ▲합리적인 가격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먼저 기존 열풍건조 방식의 일체형 세탁·건조기의 옷감 손상 등 문제를 해결하면서 단독 건조기에 버금가는 성능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기술 개발을 진행했다. 제품의 설계 구조를 완전히 바꾸고 일체형 세탁·건조기 기준 최대 수준의 히트펌프 기술을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 것이다.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설계 공간이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혁신을 위해 기존 건조기 아래 쪽에 있던 히트펌프(컴프레서+열교환기)를 상단에 최적화한 형태로 설계해 배치하고 기존 상단에 있던 세제 자동투입 장치는 하단으로 재배치하는 등 설계부터 부품 배치까지 핵심 기술을 적용했다.
특히 비스포크 AI 콤보에 고효율 인버터 히트펌프를 갖추면서 최적의 부품 설계를 적용해 일반 21kg 건조기와 동일한 크기의 대용량 열교환기를 적용했다.
히트펌프는 냉매의 순환을 통해 공기의 온도·습도를 변화시켜 옷감의 수분을 날리는 방식이다. 건조한 공기가 드럼 안을 순환하며 빨래를 말리고 빨래를 거친 습한 공기는 열교환기를 거치며 습기를 빼앗겨 제습이 이뤄진다. 삼성전자는 대용량 열교환기를 적용해 순환하는 공기의 접촉 면적을 월등히 넓혀 빨래가 더욱 잘 마를 수 있도록 했다.
또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기존 드럼 세탁기나 건조기보다 훨씬 많은 부품을 집약해야 한다는 악조건에서 특허기술인 '터브 일체형 유로(공기 순환)' 구조를 개발해 콤보 제품이 가지는 구조적 제약을 극복했다. 이러한 하드웨어 혁신을 대용량 건조 성능으로 연결하기 위해 건조 알고리즘 또한 완전히 새롭게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일체형 세탁·건조기 사용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도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건조 시 온도가 60℃를 넘지 않도록 제어해 옷감 수축에 대한 소비자 우려를 최소화했다. 제품 내부에는 직수로 연결돼 강한 물살로 열교환기를 세척하는 '직수 파워 오토 클린' 기능을 적용해 편의성을 높이고 불편한 청소에 대한 우려를 해결했다.
아울러 비스포크 AI 콤보는 사용자의 시간과 수고를 더는 것은 물론 '에너지 절약'도 고려됐다. 세탁은 찬물에서도 빠르고 깨끗하게 빨래를 할 수 있게 하는 '에코버블' 기술이, 건조는 고효율 히트펌프 적용으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다.
이에 따라 이 제품은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으로, 세탁물 1kg당 세탁 시 소비전력량이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최저 기준보다 40% 낮을 정도로 에너지 효율이 우수하다.
또 스마트싱스(SmartThings) 앱을 통해 비스포크 AI 콤보의 AI 절약 모드를 설정하면 세탁 시 최대 60%, 건조 시 최대 30%까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이밖에도 삼성전자는 하이브리드 건조 사이클을 활용해 사계절 내내 강력한 건조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했다. 드럼 내부의 초기 온도를 빠르게 상승시킨 이후 저온으로 건조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일반 건조기에 사용하는 디지털 인버터와 고효율 히트펌트 기술, 환경 조건에 따라 히트펌프와 히터를 복합 운전해 최적의 성능을 구현했다.
또 다른 특징은 고성능 칩과 타이젠 OS를 기반으로 7형의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제공해 세탁·건조의 기본적인 기능은 물론 다양한 생활편의 기능까지 지원한다는 점이다.
7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세탁·건조를 제어하는 한정된 역할에서 벗어나 '맵뷰'로 집안의 공간별 상태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가령 도어벨과 연결해 세탁실에 있어도 누가 초인종을 눌렀는지 볼 수 있게 한다거나 세탁·건조기의 디스플레이에 TV를 연결해 거실에서 보던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는 형태다.
갤럭시 S24 등 모바일 기기와 연결도 가능하다. 터치스크린으로 집안일을 하면서 놓치기 쉬운 전화나 문자를 수신하거나 영상 콘텐츠를 즐기는 것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직관적인 터치뿐만 아니라 빅스비를 통해 "세탁기 문 열어줘", "AI맞춤코스 시작해줘" 등 사용자가 직접 행동하는 대신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고 "오늘 날씨 어때", "거실 에어컨 온도 내려줘" 등 연결 경험도 음성명령으로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이번 비스포크 AI 콤보를 시작으로 올해 비스포크 제트 AI, 비스포크 제트봇 AI 등 AI 기능이 강화된 제품을 국내 시장에 선보이며 'AI가전=삼성'이라는 공식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확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부사장은 "미국 물량도 배송 중"이라며 "미국 시장에서 이달 내, 동남아에서 2분기 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LG전자 제품보다 낮은 399만9000원의 가격에 대해서 묻는 질문에 이 부사장은 "타사에서 어떻게 냈는지와 무관하게 기존 세탁·건조기를 사용하시는 분들의 경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가격을 정했다"며 "소비자들이 큰 가격 상승 없이 인공지능(AI) 기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