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고동진· 최은석 등 당선에도 낙선 기업인 많아
여소야대 지속에 기업 관련 입법활동 등 평탄할지 주목

국민의힘 최은석 당선인(왼쪽)과 고동진 당선인. 각 선거사무소 제공
국민의힘 최은석 당선인(왼쪽)과 고동진 당선인. 각 선거사무소 제공

제22대 총선에 출사표를 낸 기업인 출신 후보 중 국회에 입성한 당선인들에게 눈길이 쏠린다. 예상과 달리 고배를 마신 기업인 후보들이 많아 당선된 이들에게 더욱 이목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CJ제일제당 대표를 지낸 최은석 국민의힘 후보가 대구 동구군위군갑에서 6만8563표(74.48%)를 얻어 2만 3484표(25.51%)에 그친 신효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국민의힘이 이번에 새롭게 도입한 '국민공천'으로 후보가 된  최 당선인은 CJ제일제당 대표에서 물러난 지 한 달여 만에 국회 입성에 성공하게 됐다.

최 당선인은 2004년 CJ에 입사한 후 CJ대한통운 경영지원총괄, CJ그룹 경영전략 총괄부사장과 CJ제일제당 대표 등을 지냈다. 2011년에는 CJ그룹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았는데 당시 대한통운과 CJ GLS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최 당선인은 CJ그룹 재직 당시 이재현 회장이 신임해 ‘이재현 맨’으로 불리는 등 그룹 전략통으로 통하기도 했다. 재무와 회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 식품기업 전문경영인으로, 업계에서는 최 당선인이 실무와 현장 경험이 풍부한데 따라 업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또 다른 기업인으로는 삼성전자 출신의 국민의힘 고동진 당선인이 있다. '보수의 텃밭' 중에서도 텃밭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병에 출마한 고 당선인은 66.28%(6만6597표)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민주당 박경미 후보(3만2908표·32.75%)를 제쳤다.  

고 당선인은 삼성전자 재직 시절 삼성 갤럭시 시리즈를 탄생시킨 '갤럭시 성공 신화'의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1984년 삼성전자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유럽 연구소장, 무선사업부 기술전략팀장(부사장), 모바일 부문(구 IM부문) 대표이사를 지낸 전통 삼성맨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영입하는 등 공들인 인물로 알려졌다.

고 당선인은 삼성동과 잠실운동장을 잇는 MICE(전시·컨벤션)벨트 조성 추진과 함께 국민의힘 경기남부권 후보들과 함께 수원·성남·용인·화성·오산 등을 '반도체 메가시티'로 지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반도체 산업 발전과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공언하는 등 첨단 산업 발전과 관련된 공약을 1순위로 내걸었다.

이에 국가 전략 산업으로 부상 중인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 고 당선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데 따라 국내 기업들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력하게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랩 창업주인 국민의힘 안철수 당선인은 경기 성남분당갑에서 53.27%(8만7315표)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민주당 이광재 후보(7만6578표·46.72%)에 신승을 거두고 4선에 성공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전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전경.

기업인들의 국회 입성에 대해 경제단체들은 일제히 기대감을 표하고 나섰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전날 선거가 끝난 직후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상생과 화합의 정신으로 민생 경제 안정과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데 혼신의 힘을 다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규제개혁 등 기업환경 개선에 힘써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22대 국회는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기업의 혁신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제도를 개선하고 국가적 난제에 대해 민관이 힘을 모을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21대 국회도 남은 임기 동안 기업규제 완화 및 애로 해소, 지역발전 촉진 등 경제계가 지속적으로 요청해 온 사안들에 대해서도 잘 마무리 해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무역협회는 “22대 국회가 여야 화합의 협치로 우리 수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세계 5대 무역 강국 도약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며 "22대 국회가 적극적·초당적 의정활동으로 노동·규제 개혁과 통상 협력 등 우리 기업의 글로벌 진출 확대를 위한 기틀 마련에 역량을 결집하고 장기적 정책 비전을 수립해 산업 경쟁력 제고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여야가 경제회복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입법 마련에 초당적으로 협력해 주길 바란다"며 "과감한 규제혁신과 세제개혁으로 경제 역동성을 높이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고 강조했다.

앞서 기업에서 큰 역할을 했던 기업인들이 국회에 입성한 만큼 재계에서는 이들이 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입법 활동을 해주길 기대하는 모습이다. 기업인 출신이 일반 정치인들보다 기업의 애로사항 등을 세세히 잘 알고 그만큼 기업에 필요한 사항이나 문제가 되는 부분 등을 입법 활동에 반영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첨단 산업 지원뿐 아니라 법인세 감면이나 상속세 완화 등 기업을 위한 세제 개선 및 규제 혁신과 관련된 다양한 법률체계를 마련해주길 내심 바라는 분위기다.

다만 22대 국회에 입성한 기업인들이 예상보다 적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기업에 필요한 입법활동을 펼치기에는 세가 부족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사장 출신 공영운 후보와 엔씨소프트 전무 출신 이재성 후보,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을 역임한 이재한 후보는 모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또한 이번 선거가 '민주당 압승, 국민의힘 참패'로 막을 내린데 대한 걱정과 우려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재계는 특히 규제 완화·세제 혜택 등 기업 활동 지원 추진 동력이 떨어지고 친노동 입법이 다시 추진될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경계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남은 임기인 3년간 여소야대 정국이 이어지면서 재계 목소리와 이를 지원하는 정부의 정책 추진이 동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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