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 ‘트래블로그’ 400만 돌파 약진…토스카드 ‘환전 무료’ 선언 충격
신한카드 ‘SOL트래블’ 추격…국민카드 ‘위시 트래블’ 맞불

트래블카드 원조 '하나 트레블로그'는 18일부터 연계계좌를 타행까지 확대했다. 하나카드 제공.
트래블카드 원조 '하나 트레블로그'는 18일부터 연계계좌를 타행까지 확대했다. 하나카드 제공.

코로나19가 공식 퇴장한다. 중수본은 19일 회의를 열어, 5월 1일부터 코로나19 위기단계(심각-경계-주의-관심)를 ‘경계’에서 ‘관심’으로 한꺼번에 내리기로 했다. 2020년 1월 이후 발발 공식 선언 이후 약 4년 3개월의 여정이 끝난다.

코로나19 앤데믹 선언과 함께 가장 폭발적으로 늘어난 수요는 여행이다. 공공장소에서 대인접촉이 어려웠던 사람들이 앤데믹을 기다리며 TV 속 해외여행지에 대한 방문 욕구를 키워왔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자 마자 사람들은 공항으로 달려나갔다. 유럽, 미주 등도 대상이었지만 실속이 있는 동남아로, 때마침 엔화가치가 떨어진 일본으로 수요가 몰렸다.

이런 트랜드를 가장 먼저 파악하고 홈런을 날린 금융사가 하나카드다. 하나카드는 하나은행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가졌음에도 상대적으로 같은 은행계 카드인 신한카드나 KB카드에 밀려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외환은행을 통합한 하나은행의 DNA를 통해 외환 분야에 앞선 전문성이 있는 만큼 해외이용 분야에서의 경쟁력, 그룹이 심혈을 기울여온 ‘하나머니’ 활용, 앱 활용 강화 등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해외여행 특화서비스 ‘트래블로그’를 2022년 7월 출시하면서 트랜드 선도에 성공한다.

성공의 키는 여행을 떠나기 위해 번거로운 절차인 환전의 부담을 해소해 준 것이다. 여행지 통화로 환전, 남은 돈의 재환전 등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여기에 공항 라운지 이용, 숙박 할인, 각종 교통 및 통신 등 부가서비스를 강화해 가면서 지난 2월 기준 400만 고객을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연계 체크카드 이용자가 늘면서 하나은행 이용자도 동시에 늘어나는 그룹 시너지도 발생했다.

그렇게 1년 반 독주를 이어오며 시장을 만든 트래블로그에 기름을 붓는 사건(?)이 발생한다.

지난 1월 토스뱅크는 돌연 ‘평생무료 환전 외환서비스’를 들고나온다. 토스뱅크 출범 이후 소강상태를 보였던 토스뱅크 체크카드도 다시 붐이 일며 출시 3주만에 신규계좌 60만개가 생성되고, 외화통장 연결 고객이 50만을 돌파하면서 이 시장을 지켜보던 다른 카드사와 은행들에게 일침을 가하게 된다.

당시까지 ‘해외환전 수수료 우대’라는 말이 주요 마케팅 용어로 쓰이는 상황이었지만 토스뱅크가 환전 수수료 완전무료를 선언하자 ‘시장 질서를 흐리는 일’이라고 비난하던 업계에서 우후죽순 격으로 유사한 서비스와 연계 카드가 등장한다.

출시 두 달만에 50만좌를 돌파한 신한SOL트래블체크카드. 신한금융 제공.
출시 두 달만에 50만좌를 돌파한 신한SOL트래블체크카드. 신한금융 제공.

때마침 올해 들어 슈퍼앱 전략을 통해 계열 서비스를 하나로 묶은 신한 슈퍼SOL의 대대적 런칭을 진행한 신한금융은 기존 트래블카드 서비스의 강점을 모두 담아 후발주자로서 매력을 가질 수 있도록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2월 중순 출시한 ‘신한SOL트래블체크카드’는 ▲전세계 30종 통화 100% 환율우대(환전) ▲해외결제 및 ATM 인출 수수료 면제(카드사용) ▲환전 후 계좌 보유 잔액 특별금리 제공(보유 및 재환전) 등을 내세우며 대대적인 사전, 사후 이벤트를 진행했다. 특히 일본과 동남아 여행 증가를 눈여겨 보고 ▲일본 3대 편의점 5% ▲베트남 Grab 및 롯데마트 5% ▲미국 스타벅스 5% 등 다양한 할인 혜택도 챙겨 넣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출시 두 달 만에 ‘신한SOL트래블체크카드’는 50만장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이 기세를 이어 미리 환전하지 않아도 100% 환율 우대로 자동충전 후 결제가 가능한 ‘부족금액 자동결제 서비스’를 19일 새롭게 내놓고, 신한은행 모델 뉴진스를 활용한 이벤트를 진행하며 여세를 몰아가고 있다.

별도의 환전이 필요 없다는 강점을 들고 나온 KB국민 위시 트래블 카드. KB국민카드 제공.
별도의 환전이 필요 없다는 강점을 들고 나온 KB국민 위시 트래블 카드. KB국민카드 제공.

상황이 급변하면서 KB카드도 지난 8일 ‘KB국민 위시 트래블’ 신용카드를 내놓으며 이 전쟁에 뛰어들었다.

‘KB국민 위시 트래블’ 카드는 해외이용 수수료 면제와 환율 100% 우대를 전월 실적 등과 무관하게 적용하고, 국내 온라인쇼핑, 카페, 편의점, 영화관 등 할인 혜택도 촘촘하게 집어넣었다.

회사 측은 별도의 환전조치 필요 없이 해외에서 국내와 똑같이 사용해도 자동으로 수수료 면제 및 우대환율 적용을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이달 출시 이후 고객들의 반응이 뜨겁고, 오는 22일 신용카드에 이어 체크카드까지 출시되면 더욱 고객 유인 효과가 커질 것”이라며, “뒤늦게 출시된 상품인 만큼 기존 상품들이 구현하지 못한 부분까지 챙겨 고객 서비스 강화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하나카드가 새로운 시장을 주도했다는 데 만족하지 않고 이미 400만 이상의 고객이 이용하는 만큼 끊임없는 서비스 강화로 주도권을 이어갈 것”이라며, “특히 18일부터는 다른 은행 계좌에서도 하나 트래블로그 카드 연계가 가능하고 하나머니 한도도 기존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상향하는 등 고객 관점에서 편의성도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의 각 카드사 상품에 대한 비교를 세세히 하는 만큼 갈수록 서비스 차별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각 사가 가진 혜택을 모두 누리기 위해 고객들이 복수의 트래블 카드를 만드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기존 고객을 지키려는 쪽과 빼앗아 오려는 쪽의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