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성-미현 연합에 구지은 퇴출 위기
잇단 '도덕성 물의' 구본성 복귀 우려↑
구지은 경영권 사수, 임시주총 분수령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연합뉴스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연합뉴스

아워홈 경영권을 놓고 '남매의 난'이 재점화된 가운데 회사 내부적으로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의 경영 복귀 시도를 반대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노동조합도 구본성 전 부회장이 회사의 성장보다는 '사익 추구'를 도모하는 인물이라고 공개 비판하고 나서 주목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은 지난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둘째 언니 구명진 씨와 함께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아버지 고(故) 구자학 회장의 선영을 찾은 모습을 게시했다. 사진 7장과 함께 "아버지가 아끼시던 막내, 아워홈! 저희가 잘 보살피고 있어요"라는 글을 작성해 올렸다.

현재 구지은 부회장은 오빠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아워홈 경영권을 놓고 또다시 분쟁에 들어간 상황이다. 지난달 17일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본사에서 비공개로 열린 아워홈 주주총회에서 구본성 전 부회장 등의 반대로 구지은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부결됐기 때문이다. 다음달 임기가 만료되는 구지은 부회장은 이사회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했다.

이번 사태는 구본성 전 부회장이 장녀 구미현 씨의 지지를 등에 업은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지분율이 높은 두 사람이 힘을 합쳐 구지은 부회장의 재선임에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비상장사인 아워홈의 지분은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 장녀 구미현 씨가 19.28%, 차녀 구명진 씨가 19.6%, 삼녀 구지은 부회장이 20.67%를 보유하고 있다.

또 당시 주총에서는 구미현 씨와 그의 남편인 이영열 전 한양대 의대 교수가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다만 자본금 10억원 이상인 기업은 사내이사를 최소 3인 이상 선임해야 하는데, 2인만 선임되면서 현재 한 자리가 비워져있는 상태다.

해당 이사 자리 선임을 위해 아워홈은 오는 31일 임시 주총을 열 예정이다. 기존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6월 이전에 임시 주총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이 주총에서 구지은 부회장이 이사로 재선임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가운데 구본성 전 부회장은 경영 복귀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

구본성 전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자신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고 자신의 장남인 구재모 씨와 측근인 황광일 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임시주총에 상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이같은 행보에 아워홈 노동조합 등 회사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본성 전 부회장이 그간 적잖은 논란을 이어온데다 지분을 전부 매각하겠다던 약속은 지키지 않고 오히려 자신과 자신의 아들은 물론 비리 혐의가 있는 인물까지 사내이사로 선임하려는 중이기 때문이다. 황광일 씨는 아워홈 남경법인장 재직 시절 부당 급여 수령 혐의로 현재 부당이득반환 재판을 받고 있다.

반면 현 구지은 부회장은 아워홈의 실적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등 경영능력을 입증한 인물이라는 평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 1조9834억원, 영업이익 94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8%, 76% 늘어난 규모로, 매출·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구지은 부회장이 물러나는 것은 아워홈에게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앞서 구본성 전 부회장은 아워홈의 사정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배당금을 확대한 바 있으며 실적을 회복해가고 있는 현재도 배당금 확대를 시도하는 중이다. 장녀 구미현 씨에 대해서도 배당금 확대가 회유의 방식이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한국노총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 아워홈노동조합은 일찍이 성명서를 내고 "구본성 전 부회장은 200억원이라는 터무니없는 배당을 요구했고 자식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려는 시도를 했다"며 "형사 재판 중인 본인의 혐의에 대한 감사를 했다는 이유로 감사 자격을 운운하며 재선임을 반대하고 보수 지급도 막아 아워홈의 감사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회사 성장을 위해 두발로 뛰어야 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 대주주 오너들은 사익을 도모하고자 지분매각을 매개로 손을 잡고 아워홈 경영과 고용불안을 조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회사 성장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본인의 배만 불리는 구 전 부회장은 대주주로서의 자격이 없다"며 "모든 도의적 책임을 지고 본인 주식을 즉각 매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과 둘째 언니 구명진씨가 아버지 고(故) 구자학 회장 묘소를 찾았다. 구지은 부회장 SNS 캡처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과 둘째 언니 구명진씨가 아버지 고(故) 구자학 회장 묘소를 찾았다. 구지은 부회장 SNS 캡처

구본성 전 부회장은 재직 시절 창사 이래 첫 적자에도 수백억원대의 고배당 정책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그의 배당액은 2017년 68억원에서 2019년 171억원, 2020년 456억원, 2021년 776억원으로 매년 급증했다.

아울러 2020년 5월 보복 운전에 따른 특수재물손괴, 특수상해 등 혐의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처벌을 받으면서 기업 이미지도 크게 실추시켰다는 평가다. 결국 2021년 아워홈 세 자매가 맺은 '의결권 통합 등 주주 간 협약'에 따라 2021년 6월 임시 주주총회에 구본성 전 부회장이 해임되고 구지은 부회장이 취임했다.

이후에도 구본성 전 부회장의 논란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는 지난해 9월에는 특경법상 배임,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됐다. 주총 없이 자신의 급여를 2배 가까이 올려 내부 규정 한도보다 많이 수령한 혐의,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회사 경영이 어려운 시기임에도 성과급 20억원 상당을 받은 혐의 등이 대표적이다. 검찰은 구본성 전 부회장의 횡령 및 배임 규모가 각각 3억원, 3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워홈 내에서는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 씨를 비판하고 구지은 부회장에게 힘을 싣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며 "구지은 부회장 지휘 아래 지난해 실적이 최고조였던 만큼 경영권 분쟁이 다시 일어난 점에 안타까워 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워홈 노조 측은 구미현씨와 이영열씨의 사내이사 선임 철회 요구도 함께 진행 중이다. 이들은 "경영에는 전혀 무지한 구미현, 이영렬 부부는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구지은 부회장과 구명진은 사내이사로 재선임 되지 않았다"며 "경영에 전혀 무지한 구미현, 이영렬 부부는 이사직 수용을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