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절반 이상 "이념과 빈부 갈등 심각"
30대 이하, 중산층 '젠더 갈등'에 큰 우려
호남 '빈부 갈등', 대구 '지역 갈등' 주목
윤석열 정부가 임기 2년을 넘겨 반환점을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 국민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갈등 분야로 '이념'을 꼽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에 대한 혐오를 숨기지 않고 표출하는 '이념 갈등'은 그 자체가 사회 불안 요인이자 국가 발전 저해 요인이라는 점에서 해소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창간 12주년을 맞은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5~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8명을 대상으로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갈등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조사한 결과 '이념 갈등' 34.4%, '빈부격차 갈등' 24.0%, 지역 갈등' 11.4%, '젠더(성) 갈등' 10.1%, '세대 갈등' 6.6% 순으로 응답했다.
이는 1년전 같은 조사와 비슷한 결과다. 이념 갈등을 필두로 빈부격차 갈등과 지역 갈등, 젠더 갈등 등이 순차적으로 고착화되어가고 있다는 얘기다. 이번 조사에서 '기타'는 9.0%, '모름'은 4.6%로 집계됐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초기 20%대 초반에 그쳤던 이념 갈등이 우리 사회 갈등의 맨 꼭대기에 자리잡게 된 것은 현재 모든 현안이 진보와 보수의 대립으로 표출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결코 이상한 일도 아니다. 실제 정치, 외교안보, 부동산, 세금, 문화정책 등은 물론 하다못해 축구 등 스포츠 이슈까지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사사건건 대립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정치권 탓이 매우 크다. '내편' 아니면 '적'이라는 극단적 적대 행태가 지금 '여의도 정치'의 문법이고, 이는 그대로 지지층에 전이돼 온 국민이 절반씩 나뉘어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조사에서 '이념 갈등'이 가장 심각한 갈등으로 꼽혔지만 지역별, 세대별로는 특성화된 차이도 엿보인다. 호남과 강원·제주에서는 '이념 갈등'보다 '빈부격차 갈등'이 더 심각한 갈등으로 꼽혔고,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상대적으로 '젠더 갈등'의 심각성을 우려했다. 또 대구와 호남은 '지역 갈등', 충남과 강원은 '세대 갈등'을 다른 지역보다 좀 더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이하 젊은 층은 '젠더 갈등'을 매우 높게 우려했으며 특히 20대 이하는 '세대 갈등' 응답률도 높게 나와 세태를 반영했다.
진보층은 '이념 갈등' 31.0%, '빈부격차 갈등' 33.3%로 빈부격차 문제를 좀 더 심각하게 본 반면 보수층은 '이념 갈등' 41.6%로 '빈부격차 갈등' 16.4%의 배가 넘게 우려했다.
중도층은 '이념 갈등' 36.4%, '빈부격차 갈등' 22.7%, '젠더 갈등' 12.5%, '지역 갈등' 10.0%로 남성과 여성간 갈등 구조에 대한 걱정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표출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100% RDD 방식)를 실시한 결과이며 표본 수는 2008명(총 통화시도 7만 4393명, 응답률 2.7%),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2.2%포인트이다. 통계 보정은 2024년 5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방식(림가중)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내용은 조원씨앤아이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스트레이트뉴스 김상환 선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