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그룹, '푸디스트' 인수로 식자재·급식업 존재감↑
오너 3세 주지홍, 그룹사업 진두지휘.. 수출확대 집중
인수합병 시너지·사업영역 확장 등 '성과창출' 시험대
사조그룹이 최근 오너 3세 주지홍 부회장 주도로 식품기업 인수합병(M&A)를 활발히 진행하는 한편, 냉동김밥 등 주요 제품 수출을 확대하며 국내외 식품시장에서 입지를 키워가고 있어 주목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사조그룹은 올해 상반기 동안 수천억원 단위의 기업 인수를 실시하고 주요 제품 수출 확대에 나서는 등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냉동김밥 등이 수출 호조를 보이자 실적 기대감으로 인해 이틀 연속 주요 계열사의 주가가 급증한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사조대림과 사조씨푸드는 상한가에 장을 마감했다. 사조대림은 전 거래일(7일) 대비 29.93% 오른 9만9400원에, 사조씨푸드는 29.97% 오른 7980원을 기록했다. 9일엔 사조대림 9만9500원, 사조씨푸드 8190원에 장을 마감했다.
기업 인수합병과 수출 확대는 오너 3세인 주 부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조대림은 지난달 24일 연 매출 1조원 규모의 식자재·위탁 급식 업체인 '푸디스트'를 인수했다. 인수 대금은 2520억원으로, 지분 취득이 완료되면 사조오양이 31.7%, 사조CPK가 68.16%의 푸디스트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취득 예정일은 다음달 23일이다.
푸디스트를 인수하면서 사조대림은 식자재·위탁급식업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게 됐다. 푸디스트는 현재 전국에 6개 권역 물류센터와 13개 대형 식자재마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1조291억원을 기록할 만큼 견조한 수익을 내는 곳이다.
앞서 사조대림은 지난 3월 미국계 전분당업체 '인그리디언 코리아'를 인수한 바 있다. 인그리디언 코리아는 1906년 미국 뉴저지에서 설립돼 식품 소재 솔루션을 120개국에 제공해 온 글로벌기업 인그리디언의 한국지사다. 천연원료인 옥수수, 감자 등을 사용해 전분과 당을 생산하고 제품의 가치를 높이는 차별화된 기능성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인그리디언코리아의 사명은 현재 사조CPK로 변경됐다.
사조대림은 잇단 기업 인수를 통해 국내 식품 판매를 넘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특히 주 부회장이 해외 시장으로 식품 영역을 넓히고 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사조대림의 참치김밥, 유부우엉김밥, 버섯잡채김밥 등 냉동김밥류를 미국에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수출에 나섰다.
지난 4월부터 냉동김밥 수출을 시작한 가운데 초도 1차, 초도 2차 물량과 추가발주 물량을 모두 합산해 총 36t을 수출했다. 김밥 약 15만5000줄 이상에 해당하는 규모다. 향후 매달 7만2000줄 가량을 수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주 부회장이 사업 영역 확대 전면에 나서면서 그룹 지배력을 강화해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사조그룹 측은 승계 관련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주 부회장의 승계 작업과 함께 활발한 M&A, 미국시장 호실적 등이 가시화하자 사조그룹을 향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주 부회장은 "올해 매출 6조원, 5년 내 10조원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사조그룹이 매출 6조원을 달성한다면 식품 기업 중 매출 기준 CJ·동원그룹에 이은 빅(Big)3에 오르게 된다. 지난해 국내 식품 그룹사 매출 순위는 CJ, 동원, 대상, 사조 순이었다. 지난해 3위였던 대상그룹 매출액(5조2594억원)과 비교했을 때 사조는 4조1295억원으로 1조1299억원이 적었는데 올해 이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사조그룹은 푸디스트를 비롯해 식품 수출 호조세를 보이는 사조대림을 중심으로 하반기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사조대림은 냉동 김밥뿐 아니라 만두, 붕어빵, 떡볶이, 핫도그, 간식류 등으로 냉동식품 라인업도 강화할 예정이다. 고급맛살류 제품도 하반기에 신규 공급할 계획이다. 캐나다 코스트코에 고추참치를 공급하고 있는데 미국 코스트코에 입점하는 것도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명절 선물세트도 주요 미국 리테일 매장에 입점시킬 계획이다.
또 북미를 시작으로 유럽 지역 진출을 통해 수출 지역 다변화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유럽 최대 한인마트인 코리아푸드(영국·슬로바키아)에 물량 공급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달 중 공급 물량을 확대 협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사조대림의 주력 상품을 중심으로 유럽 주요 리테일 매장과 아시안 마켓을 적극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아시아 시장에도 공을 들인다. 중국은 기존 주력 제품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고 신선제품을 신규로 론칭하면서 시장에 안착한다는 방침이다. 동남아와 기타 국가에서는 기존 공급망을 정비를 추진하고 홍콩 캔햄 등의 매출 회복에 주력한다. 일본에서는 제분 소재 신규 공급망 확대와 신규 가공 식품 시장 개척을 시도한다.
이같은 계획이 실현되면 사조대림의 올해 전체 수출 규모는 1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그룹 측은 예상하고 있다.
주 부회장은 2006년 비상장계열사 사조인터내셔날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한 이후 2022년 1월 식품총괄본부장에서 부회장으로 초고속 승진하면서 그룹 내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현재는 그룹 계열사 지분을 모으고 있다. 사조그룹 지배구조는 주 부회장이 중심에선 사조시스템즈에서 시작해 사조산업, 사조대림, 사조오양 순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 부회장은 실질적인 사조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사조시스템즈 지분 50.01%를 확보한 상태다. 같은 기간 주진우 회장의 지분은 17.9%에서 7.68%로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주 부회장은 그룹 외형 성장과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인수합병을 적극 추진하고 수출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특히 최근 인수한 푸디스트를 통해 얼마나 시너지를 내느냐에 따라 경영능력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