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폴더블폰 공세·애플 신제품 출시전 '조기 언팩'
"카메라·배터리·디자인 진화" vs "전작과 엇비슷"
긍·부정 평가 엇갈려.. 전작 흥행 이어갈지 관심↑

삼성전자 노태문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사장)이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4' 행사에서 '갤럭시 Z 폴드6'와 '갤럭시 Z 플립6'를 공개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노태문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사장)이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4' 행사에서 '갤럭시 Z 폴드6'와 '갤럭시 Z 플립6'를 공개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갤럭시 언팩을 한 달여 앞당겨 개최하면서 하반기 스마트폰 대전의 서막을 알렸다. 빠른 신제품 공개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미국 애플과 중국 업체들을 제치고 점유를 선도할지 주목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갤럭시 언팩(Galaxy Unpacked 2024)'을 열고 첫 AI 폴더블폰인 '갤럭시 Z 폴드6'와 '갤럭시 Z 플립6'를 선보였다. 중국 업체들이 가져간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을 되찾고, 경쟁사 애플이 오는 가을 출시 예정인 신제품 '아이폰 16' 시리즈의 아성을 누르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가 이번 신제품에 강한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폴더블폰은 최근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인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업체들은 빠르게 기술력을 키우며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을 위협하고 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통신은 "삼성전자는 폴더블 부문에서 중국 안드로이드 기기 제조업체와의 경쟁이 큰 도전이 될 것"이라며 "중국 업체들이 지난 1년 동안 이 부문에서 많은 성장을 이뤘다"고 전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 폴더블폰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58%에서 올해 1분기 23%로 반토막났다. 중국 '화웨이'(36%)로 인해 2위로 밀려났다. 이어 중국 '아너'가 점유율 12%로 3위를 차지하는 등 중국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는 중이다.

이들 중국 폴더블폰 브랜드의 성과는 아직 내수 중심이다. 다만 향후 해외로 사업을 확장한다면 삼성전자가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1위 자리를 수성하기는 어려워질 전망이다.

또 삼성전자는 전체적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가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는 애플(17%)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20%를 달성해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다만 이는 지난 2월 출시한 첫 AI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의 영향이 컸고, 애플의 하반기 신제품 출시에 따라 결과가 뒤집힐 수 있다. 이미 지난해 4분기엔 점유율 16%로 애플(24%)에게 크게 뒤쳐진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신제품 출시는 삼성전자에게 스마트폰 시장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중요한 승부점이 되고 있다. 이번 갤럭시 Z 플립6·폴드6의 흥행 여부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의 성적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갤럭시 Z 플립6·폴드6 사전 판매를 시작할 예정인 삼성스토어 홍대 갤럭시 스튜디오 전경. 삼성전자 제공
갤럭시 Z 플립6·폴드6 사전 판매를 시작할 예정인 삼성스토어 홍대 갤럭시 스튜디오 전경. 삼성전자 제공

먼저 삼성전자의 신제품을 놓고 해외에서는 기술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IT전문매체 폰아레나는 "삼성은 이전 갤럭시 Z5 시리즈로 시장에서 거둔 성과를 1년 더 이어가고자 한다"며 "이런 목표가 있을 때는 갑작스러운 변화를 주면 안 된다. 신제품 갤럭시 Z6 시리즈는 이런 목표에 따라 조금 더 빠르고, 훨씬 가벼워졌지만 가격도 더 비싸졌다"고 평가했다.

폰아레나는 특히 방진 기능을 강화한 점에 주목했다. "폴더블폰은 구조상 이물질이 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너무 많기 때문에 방진 인증을 받는 사례가 드물지만 갤럭시 Z 폴드6은 IP48 인증을 획득하며 이를 달성했다"고 호평했다.

이어 갤럭시 Z 플립6에 대해서는 "메인 카메라부터 업그레이드된 배터리, 내구성이 강화된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플립에 꼭 필요한 상당한 업그레이드가 이뤄져 클렘쉘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 준비가 됐다"며 "올해 최고의 폴더블폰이 될 유력한 경쟁자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반면 지난 2월 열린 언팩과 비교해 크게 다른 점이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IT전문매체 엔가젯은 "삼성 행사는 주요 정보가 이미 상당히 유출돼 이번에도 놀랄 만한 소식이 많지 않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삼성의 폴더블 휴대폰이 해변에 가져갈 시기에 맞춰 연례 업데이트를 받고 있는데 아마도 주름이 얼마나 잘 견디는지 테스트하기 위해서일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반응도 긍정적인 내용과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이번 신제품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이 그간 폴더블폰 구입을 망설이게 만들었던 세 가지 부분을 크게 개선한 것이 흘륭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두껍고, 무겁고, 접히는 부위에 주름이 잡히는 문제를 1년 만에 대폭 개선했다는 것이다. 중국 업체들과의 기술력 격차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가격에 대해서는 아쉬운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부품 단가가 오른 만큼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되나 이들 대부분의 제품이 전작보다 10만원 넘게 올랐기 때문이다. 제품 측면에서는 한결 더 발전한 AI 기능 탑재로 중국과 기술력 격차는 벌렸지만 가격 경쟁력은 중국에 밀렸다는 분석이다. 이에 소비자들이 어떤 부분을 더 고려해 제품을 선택할지가 관건이다.

이 가운데 시장 전망은 긍정적인 편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의 이번 폴더블 스마트폰이 전작 보다 판매량이 3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하반기에는 삼성이 글로벌 폴더블 시장 1위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달 26일부터 시작한 사전 구매 알림신청 국내 참여자는 10만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폴더블폰 중에서는 역대 최대 수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폴드6·플립6을 오는 24일 전 세계에 순차 출시한다. 국내에서는 오는 12일부터 18일까지 일주일간 사전 판매를 진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언팩은 지난해 폴더블폰 종주국으로서의 입지를 강조하기 위해 한국에서 진행했지만 올해는 갤럭시 스마트폰의 우위를 다시 한번 알리기 위해 파리올림픽이 열리는 프랑스에서 개최한 모습"이라며 "중국 업체의 빠른 추격과 애플의 신제품 출시를 앞둔 가운데 향상된 갤럭시 AI 기능이 소비자를 얼마나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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