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60%를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이 차지한 가운데 어플리케이션(앱) 프로세서(AP) 등을 맡고 있는 시스템LSI의 실적 개선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은 올해 2분기 매출 28조5600억원, 영업이익 6조4500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1분기 전체 영업이익이 6조6060억원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반도체 사업만으로 큰 성과를 낸 것이다.
반도체 사이클 상승기에 따라 메모리반도체 부문이 크게 선전한 것이 주효했다. 지난달 31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메모리반도체 실적에 시선이 집중됐다.
이 가운데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 부문도 점차 실적 기여도를 높여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올해 2분기 메모리를 제외한 DS부문의 시스템LSI·파운드리 매출은 2분기 6조82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5조7600억원) 대비 1조600억원 많아졌고 지난 1분기(5조6500억원)와 비교해도 1조1700억원이나 상승한 규모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3분기와 4분기에도 각각 7조~8조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AI 시장 확대에 따라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한 기기가 급부상하고 있는 점이 시스템LSI에 기회일 것으로 전망된다. 온디바이스 AI의 출현으로 기기당 부품 탑재 수가 늘고 고성능 반도체도 계속해서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 시스템LSI는 AP, 이미지센서,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DDI), 전력반도체(PMIC) 등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권형석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상무는 "AI 발전이 계속되면 아마 온디바이스에서 엄청난 혁신들이 펼쳐질 텐데 여기에 핵심 기술인 컴퓨팅, 통신, 카메라, 디스플레이 관련 주요 제품과 기술을 저희가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시스템LSI는 꾸준한 기술 개발과 신제품을 선보이며 공급 부품 수를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권 상무는 "올해 출시된 저희 주요 고객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에는 모뎀과 같은 SoC 제품뿐만이 아니라 저희 5000만·2억 화소 이미지 센서, DDI, PMIC 등 여러 가지 제품들이 들어가 있다"며 "핵심 부품 28개 중에 20종 정도가 채용돼 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이어 "작년에 10개 정도 제품이 채용된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많이 올라간 수준으로, 내년에도 저희는 이 숫자를 좀 더 늘려서 아마 20개 이상의 부품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삼성전자의 자체 AP인 '엑시노스'를 포함해 각 제품도 순항하는 모습이다. AP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모뎀 등 시스템 블록들을 하나의 칩으로 구현한 '시스템 온 칩(SoC)'을 말한다.
올해 초 출시된 신제품 갤럭시 S24 시리즈 모델에 탑재된 최신 고성능 칩셋인 '엑시노스 2400'은 성능과 효율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권 상무는 "엑시노스 2400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강세를 보였으며 미국 고객의 하반기 신모델에 새로운 SoC 공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권 상무가 언급한 미국 고객의 신제품은 구글의 픽셀폰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업계 최초로 3나노(㎚)로 만든 웨어러블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W1000'도 호평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칩셋은 갤럭시 워치7에 탑재됐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2026년부터 애플 아이폰에 이미지센서를 공급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만일 공급이 최종적으로 이뤄지면 수익성 확보와 함께 이미지센서 1위 업체인 일본 소니와의 격차도 크게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도 삼성전자의 PMIC와 DDI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중 DDI는 LCD(액정표시장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의 패널을 구동하는 반도체 칩인데, 삼성전자의 DDI는 올해 2분기 OLED 응용처의 성장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40% 이상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3나노를 적용한 모바일용 AP '엑시노스 2500'의 양산 등 차세대 제품 개발과 양산을 가속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초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5 스마트폰에는 엑시노스 2500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