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후 소란, 경찰관 폭행.. 3세 승계과정 '먹구름'

빙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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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3세인 김동환 빙그레 사장이 경찰 폭행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K푸드’의 인기로 식품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며 지난해부터 실적이 상승 중인 빙그레에 때 아닌 '오너 리스크'가 닥친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김동환 빙그레 사장이 술에 취해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서부지검은 지난 14일 김 사장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것이다.

김 사장은 지난 6월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다 주민 신고로 출동한 경찰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빙그레에는 갑작스러운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올해 3월 김 사장이 본부장에서 사장으로 전격 승진하면서 오너 3세 경영 본격화에 대한 기대감이 모아지던 상황에 당사자인 김 사장이 경찰 폭행으로 기업 이미지를 실추시켰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1983년생으로, 연세대 언더우드국제대학(UIC)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EY한영 회계법인에서 인수·합병(M&A) 업무를 담당했다. 빙그레에는 2014년에 입사해 2021년 1월 임원으로 승진했으며 경영기획·마케팅본부장을 역임하다 올해 3월 사장직에 올랐다.

빙그레는 1998년 한화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뒤 김호연 회장이 이끌어오고 있다. 김 회장이 백범 김구 선생의 손서인 만큼 그의 아들인 김 사장은 백범의 증외손이 된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 사장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과 동갑내기 사촌지간이다. 그간 한화그룹과 비교해 빙그레의 경영승계 작업이 느렸기 때문에 올해 김 사장의 승진이 더욱 주목받기도 했다.

빙그레는 최근 들어 실적이 크게 오르고 있다. 먼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빙그레의 지난해 매출은 1조394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0% 늘었다. 영업이익은 1122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빙그레가 연간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긴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또 올해 상반기도 견조한 실적을 냈다.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7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늘었고 영업이익도 660억원으로 11.8%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547억원으로 18.0% 늘었다. 하반기에는 여름철 빙과 수요를 고려하면 더욱 상승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논란으로 빙그레는 실적 상승세 속에서도 웃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김 사장은 “저로 인해 불편을 입은 분들께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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